[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작년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31일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예탁원과 한국거래소 등 5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2016년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를 확정했다. 기업은행은 전년에 이어 'A'(양호) 등급을 받았고, 산은과 수은은 각각 'C'(보통)에서 'B'(양호)로 한 등급씩 상향됐다. 자본유관기관인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전년과 같은 'B' 등급이었다.
산은과 수은의 평가등급 상향에 대해 금융위는 "2015년엔 대우조선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두 기관이 모두 대규모 감점을 받았지만, 작년에는 경영정상화 및 자구계획 이행이 평가를 높인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또 두 기관이 임직원이 성과급을 반납하고 인원·조직 축소 등의 고통분담에 나선 것도 감안됐다.
하지만 이들 국책은행의 경영 성과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등급을 매긴 것을 놓고 '금융공공기관 평가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과 수은은 대우조선 부실과 STX조선해양 및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작년 5조1000억원 규모(산은 -3.6조, 수은 -1.5조)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입은행의 적자는 창립 40년 만에 처음이었다.
두 기관은 작년 말 대우조선에 대해 1조8000억원의 출자전환과 1조원의 영구채 매입을 단행한 데 이어 올 4월에도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했다. 특히 올해 지원에는 국민연금 등 투자자들도 손실을 분담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경영실적 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이동걸 산은 회장과 이덕훈 전 수은 행장은 수천만원의 인센티브를 받게 됐다.
A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연봉의 100%를, 직원은 월봉의 18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B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연봉의 70%, 직원은 월봉의 15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이어 C등급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고, D·E 등급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안창국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국책은행의 경우 기업 구조조정에서 정책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전 이익'을 경영평가 지표로 활용한다"며 "현재의 공기관 평가기준은 5년 전에 설정된 것인데 앞으로 보완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 하반기 중으로 금융공기업의 경영실적 평가기준 개선을 추진한다. 국책은행에 대해서 중요 기능·분야에 대해 최소충족기준을 설정하고 실적 미달시 최종등급을 강등하는 '과락제'를 검토한다. 영업이익 적자 시 합리적 범위에서 감점하는 등 세부지표와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금융위는 일자리 기업 지원 및 일자리 창출 기여도 등도 국책은행 평가에 반영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공공기관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고용관계 개선 실적 등도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