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압수수색영장청구서 회수’ 논란에 휩싸인 제주지검이 해당 검사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제주지검은 28일 해명을 통해 소속 검사인 A검사가 전날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 통해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다.
제주지검은 영장서류 접수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A검사의 의혹 제기에 대해 “부장검사는 기록이 정상적으로 반려된 줄로만 알고 있었을 뿐 착오로 법원에 접수되거나 회수된 사실을 알 수도 없고, 그 회수경위를 은폐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A검사는 전날 “제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시작한 첫 날 부장님은 누구로부터 어떤 사실관계를 확인하시고 저에게 ’서류는 접수되지 않았고 전산만 접수되었다‘고 말씀하셨는지, 즉 왜 서류가 접수된 사실을 감추려고 하셨는지, 전산 접수된 사실은 어떻게 아셨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지검은 “기본적으로 본 사건은 차장검사가 압수수색의 필요성?상당성을 검토하기로 한 상태임에도 즉시 직원에게 의사가 전달되지 않아 차장검사의 의사와 달리 법원에 착오 접수된 사안”이라며 “영장 기록을 되찾아 온 후 차장검사가 곧바로 기록 검토에 들어갔고, 달리 주임검사, 부장검사, 검사장에게 착오 접수가 있었는데 되찾아왔다는 사실을 알려주거나 보고하지 않아서 주임검사의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종결 지시 의혹에 대해서도 제주지검은 일축했다. 제주지검은 “A검사가 3개월 도래 예정임을 언급하며 기록을 빨리 반환해 달라고 했기 때문에, 부장검사는 기록검토 결과 기소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그 의견을 전달한 것일 뿐 부당한 수사종결 지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A검사는 “카카오톡과 이메일, 휴대전화 메시지 확인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셨을 경우 그것만 제외하고 수사는 절차대로 진행하며 기소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간부님은 법원에서 회수된 기록을 24시간 가까이 보시고서 저에게 ’다음날 바로 처리하라‘고 하셨다. 왜 추가 자료 수집 등 수사 없이 종결하도록 지시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제주지검은 이에 대해 “6월15일 오전 부장검사는 월간업무회의결과에 따라 부검사들 전원에게 ’장기미제 신속처리‘를 지시했고 이에 A검사는 부장검사에게 ’이 사건이 이번 주말(6. 17.)에 3개월 도래 예정이니 기록을 조속히 검사실로 반환될 수 있도록 해주고, 간부들이 더 볼 계획이면 3개월 초과사유에 대해 따로 보고를 하지 않겠다‘고 보고했다”며 “부장검사는 A검사가 이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영장재청구 필요성, 범죄사실 구성 등에 대해 반려된 기록을 검토해 현재까지의 증거를 종합할 때 바로 기소해도 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A검사가 구성한 범죄사실 수정의 필요가 있어 A검사의 신속처리를 돕고자 공소사실 초안을 작성, 송부한 것이고, A검사는 압수수색영장과 함께 고소인의 약사법위반 인지서를 결재 올렸으나, 부장검사는 약사법위반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례에 따라 인지를 반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사건을 제주지검 지휘부가 임의로 재배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주지검은 부인했다. 담당 부장검사는 감찰 경위서 작성에 필요한 수사경과 정리를 위해 기록을 잠시 보내달라고 한 것일 뿐이지 사건을 넘기라거나 재배당, 직무이전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A검사는 영장이 반환된 지 2시간만인 지난 6월16일 오전 11시 부장검사가 ‘기록을 오늘 처리하거나 부장실로 넘기라’라고 지시했다며 “경찰청법상 기록 재배당(직무 이전 지시)은 검사장님 결정 사안입니다. 저에게 5시간 만에 기록을 처리하지 못할 거면 부장실로 넘기라고 하신 것이 부장님의 독자적인 결정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주지검 설명은 다르다. 제주지검은 “6월 16일 대검찰청으로부터 이 사건 경위서 등 제출을 요구받은 차장검사가 부장검사에게 이 사건 수사경과 정리를 지시했고 부장검사가 사건기록을 볼 필요가 있었으나, A검사가 신속히 처리한다고 했기 때문에, A검사에게 ‘오늘 처분이 가능한가요’라고 묻고, ‘오늘 처분되지 않으면 기록을 우리 방으로 보내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그러나 A검사는 감찰요구사실을 알리면서 기록을 보낼 수 없다고 거부하고, 2시간 정도 기록을 본 후 반환하겠다고 했음에도 이를 거부한 것일 뿐 A검사에게 사건을 ‘넘기’라거나 재배당 등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맞받았다.
제주지검 지휘부가 사건을 최초 배당하는 과정에서 배당원칙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주지검과 A검사의 주장이 다르다. A검사는 “‘한 검사가 같은 피의자에 대한 사건을 수사 중일 경우 동일한 피의자에 대한 새로운 사건은 같은 검사에게 배당한다. 제가 이 사건 피의자에 대한 별건 사기 사건을 2016년 8월 배당받았는데, 10월 송치된 기록은 다른 검사님에게 배당됐다. 어떤 경위로 원칙에 반해 나중에 송치된 사건이 다른 검사님에게 배당됐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지검은 “경찰 송치사건의 주임검사 배당은 관련 사건수사 중에 있는 검사를 조회해 가급적 그 검사에게 배당, 병합 수사하도록 하고 있지만, 본 사건의 경우 최초 배당 시 관련 사건 수사 중임을 확인하지 못해 다른 검사에게 배당된 것”이라며 “사건이 다시 이송되어 왔을 때는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사실을 확인했고, A검사에게 배당하여 병합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제주지검은 A검사가 법원에 제출한 사기사건 피의자의 휴대전화와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청구서를 A검사에게 설명 없이 회수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영장청구서는 전결권자인 차장검사가 결재했다. A검사는 이번 의혹에 대한 진상을 가려달라며 대검 감찰본부에 제주지검 지휘부에 대한 감찰을 의뢰한 상태다.
이번 논란은 해당 사건의 변호인인 김인원 변호사와 이석환 제주지검장이 사법연수원 21기 동기라는 점에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김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이 지검장과는 2000년 당시 서울지검에서 함께 근무했다. 또 김 변호사는 이 지검장에 앞서 제주도에서 3년간 검사로 일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을 역임했으며, 최근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지검장은 전날 단행된 고위 검찰간부 인사에서 청주지검으로 보임됐다.
이석환 전 제주지검장(현 청주지검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