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우량 스타트업과 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거래소의 M&A 중개망이 개설 1년을 맞았지만, 중개망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밀유지가 중요한 M&A 딜 실정에 맞게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거래소도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고 오는 9월까지 회원사의 이용 불편을 줄이고, 등록물건의 필수정보는 구체화하되, 공개 대상을 세분화해 비밀유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중개망 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다.
4일 거래소에 따르면, 중개망 개설 1년 사이 386개사가 회원으로 등록했고, 179건이 물건으로 등록됐다. 회원사는 M&A 전문기관(중개·투자·협력기관) 31곳, 상장사 241곳,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 45곳, 비상장사 69곳 등이다. 내부적으로는 양적성장과 인지도 면에서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회원사와 등록물건 수는 개설 당시에 비해 각각 20배 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이 기간 M&A 중개망을 통해 성사된 M&A는 9건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A라는 특성상 정보 공개가 어려운 면이 있다. 이름을 걸지 않아도 추측 가능한 물건이 있는데, 공개적으로 노출될 경우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매수자 쪽에서는 관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퍼플릭하게 딜을 진행하는 게 얼마나 될까 싶다"고 말했다.
애초에 거래소 M&A 중개망은 진성 매물을 중심으로 M&A 협의과정을 단축하는 데 거래소가 직접 매칭 형태로 지원한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대형 M&A 딜은 전문기관들을 통해 원활히 진행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작은 딜은 관심이 저조하고 정보도 부족하기 때문에 사각지대에 있는 M&A 딜을 발굴해 중개하겠다는 것.
이러한 긍정적인 취지가 무색해 지지 않으려면 M&A 거래 특성에 맞는 서비스 등 보완장치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M&A 거래를 공개한다는 것부터가 모순이 될 수 있어서다. 거래소도 중개망 시스템 개편에 착수했다. 거래소 코스닥본부 성장기업부 관계자는 "M&A 물건의 필수 정보를 확대해 거래 성사율을 높이되, 매도자가 물건을 공개할 대상의 범위를 세분화해 설정하는 방향으로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전문기관들이 중개망 이용 때 본인 확인 절차상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방법도 고민중이다. 개편은 9월쯤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경영권 매각 또는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해 상장사 600여사에게 제공하는 메일링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상장사의 M&A 수요를 파악해 전문기관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병행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문기관 체제 개편과 이용자 중심의 중개망 시스템 개선을 지속할 것"이라며 "기술중심 중소·벤처와 상장기업의 신규 사업 수요를 발굴해서 거래소가 직접 M&A매칭을 지원해 특화 중개망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M&A매칭성사를 지원하기 위해 KRX M&A중개망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비공개 물건설명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