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찢어지고 술에 얼룩지고…실종된 양심에 서울 캠핑장 몸살
"분리수거장 코앞…술판벌인 뒤 치우지도 않고 가버려"
입력 : 2017-06-15 오후 2:23:39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들어올 때는 기분 아주 좋지. 나갈 때는 술 취해서 안 치우고 가요. 청소 분리수거장이 바로 앞에 있는데…"
 
지난 13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강동그린웨이캠핑장(강동캠핑장)에서는 60대 관리원 A씨가 텐트 청소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텐트 청소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강동캠핑장에는 텐트 80개가 설치돼 있고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었다. 하지만 찢어져서 꿰매거나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있는 텐트들도 적지 않았다.
 
A씨는 "(고객들이) 술에 취하면 술, 음식을 흘리곤 한다. 청소에 애를 먹는다"며 "비가 오는 날에 데크 없는 텐트에서는 발에 진흙을 묻히고 텐트 안으로 들어가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았다고 하는 A씨는 "일본보다 많이 멀었다. 일본에서는 놀고 간 자리를 보면 엄청 깨끗하다"며 혀를 찼다.
 
이곳을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강동캠핑장 관계자는 "노인일자리, 계약직 직원, 용역 직원 등 20여명이 청소하고 있다"며 "방향 처리를 하고 물세탁을 하며 관리한다. 비 오는 날, 주말 이용자가 많을 때 청소하시는 분들이 힘이 들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기 과천 막계동에 있는 서울대공원자연캠핑장(대공원캠핑장)을 찾았다. 여름철을 맞아 방역 작업을 하느라 캠핑장 입구는 닫힌 상태였다. 관리소 안 화이트보드에는 텐트 관련 피해 사례가 쓰여 있었다. '내부 지퍼 찢어짐', '텐트 바닥 구멍', '모기장 측면 찢어짐', '내부 좌측 찢어짐' 등이었다. '촛농 구멍 3개'도 보였다. 텐트 안에서 모기향 등을 피우다가 발생한 피해였다. '고객 부정'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대공원캠핑장 관계자는 "텐트 찢어짐 피해가 많다. 자체 수리를 하고 있다"며 "이용객들한테 확인하면 다들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청소하고 나올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퇴실할 때 텐트 내부에 (찢어짐 피해로) 테이프가 붙어 있는 일이 있었다"며 "그래도 자기네들이 한 게 아니라고 부정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텐트가 호텔의 객실처럼 입실할 때 체크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이유다. 이 관계자는 또 "제일 힘든 게 청소다. 술 흘리고 안 치우고, 쓰레기 던져버리고 가고 매너들이 좀 그렇다. 다 그런 건 아니고 10~20% 손님 때문에 힘든 부분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대공원캠핑장에는 150개의 캠핑장이 설치돼 있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캠핑장 6곳 가운데 강동캠핑장과 대공원캠핑장은 텐트가 설치돼 있는 캠핑장이다. 한강공원난지캠핑장은 하절기에 텐트 대여로 운영되고, 나머지 3곳(노을공원가족캠핑장·중랑캠핑숲가족캠핑장·초안산가족캠핑장)은 오토캠핑장으로 이용자가 텐트를 구비해야 한다. 지난 1일 새롭게 문을 연 노원구에 있는 초안산 가족캠핑장은 오토캠핑장으로 조성되기도 있지만 텐트 관리상 등의 어려움으로 처음부터 텐트 대여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오전 강동그린웨이가족캠핑장에 있는 한 텐트 입구 쪽 부분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 모습. 사진/이우찬 기자
강동캠핑장과 대공원캠핑장 등은 주민공공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조례에 따라 텐트를 저가로 대여해주고 있다. 남을 조금만 배려해 텐트를 이용한다면 이용자 모두가 더 쾌적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대공원캠핑장 관계자는 “이용객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3일 오전 강동그린웨이가족캠핑장에 있는 한 텐트가 꿰매져 있는 모습. 사진/이우찬 기자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우찬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