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건희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CJ제일제당 전직 부장 선모씨가 삼성그룹을 대상으로 갈취를 지시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수정) 심리로 12일 열린 1회 공판기일에서 선씨와 공모해 영상 촬영을 지시하고 삼성 측에 돈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는 증인 신분으로 나와 "선씨가 동영상 촬영을 지시하고 쇼부(승부)봐서 삼성을 흔들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이씨는 "선씨가 이 것은(동영상) 돈의 가치가 어마어마하다"하다고 했다면서 "동영상을 찍고 쇼부볼 때 현금을 받아라. 현금을 줘야 자료가 남지 않는다고 했다"고 밝혔다. 선씨는 이씨에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집주소와 이메일, 삼성조직도 등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씨는 CJ 측으로부터 수고비 차원으로 1000만원을 받고 촬영된 동영상 일부를 넘겨줬다고도 말했다.
선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동영상 촬영과 6억 원 갈취 혐의 중 3억원에 대해선 부인한다"고 밝혔다. 선씨 측은 지난 재판에서도 자신은 공범들에게 삼성 관계자들의 연락처만 확인해줬으며, 범행을 도와준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지만, 경위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선씨는 2012년 3월 이건희 삼성 회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성매매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자신의 동생, 이씨 등과 공모해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의 동영상을 촬영하고 삼성 측으로부터 약 9억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 돈은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촬영 시점이 이 회장과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 회장이 수천억원의 상속 재산 분쟁을 벌이던 시기여서 CJ그룹의 조직적 개입을 의심했으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