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1년여 만에 회사채 공모 발행에 나서는 한국항공우주가 목표 금액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국항공우주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모집금액의 두 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3년물과 5년물 경쟁률이 각각 1.90대 1, 2.00대 1을 기록하며 최근 AA급 회사채 공모에 대한 인기를 다시 확인시켰다. 한국항공우주의 신용등급은 AA-다.
이같은 투자수요를 바탕으로 이자율은 3년물의 경우 2.054%, 5년물은 2.445%로 확정됐다. 발행일은 모두 2017년 5월31일이며, 만기일은 각각 2020년 5월31일과 2022년 5월31일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다.
한국우주항공의 회사채 공모 발행은 지난 2016년 4월11일 3년물 2000억원 이후 1년여만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 자금은 차환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한국우주항공은 오는 8월에 2000억원 규모 사채 만기일을 맞는다.
한국항공우주는 국내 유일의 항공체계 제조업체로 항공기 부품, 완제품 제조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무엇보다 정부와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최대의 강점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대비 2.7~2.8%까지 올리는 한편 항공우주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어 최근 방산주로서 주목을 끌고 있기도 하다.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항공우주의 자산은 3조 682억원, 부채 1조 6913억원, 자본은 1조 3769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부채비율 122.83%로 재무안정성이 양호한 편이며, 자기자본은 4873억원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이 19.02% 지분을 소유 중이며 5% 이상 주주로는 국민연금(8.04%), 한국수출입은행(7.74%), 한화테크윈(6.00%) 등이 있다. 이밖에 지난 10일 외국계 투자사인 블랙록펀드 어드바이저스가 단순 투자목적으로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해 5.01%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7118억 2184만원, 매출총이익은 1435억 6001만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국내 매출이 2670억원, 아시아 1996억원, 유럽 1444억원, 북미 991억원, 남미 15억원 등으로 나뉜다. 특히 방위사업청 등 정부기관으로부터의 매출이 2636억원에 달한다.
다만 몇 가지 불확실성이 해소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주력 사업인 T-50(초음속 고등훈련기)의 수출 지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비용 분담 요구가 향후 국방 예산 규모에 미칠 여파 등이 대표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정부나 보잉 등 거래처가 안정적이긴 하나 납품과 대금지급 간 시기차로 최근 매출채권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시 염두에 둬야 하는 부분이다. 이밖에 국제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인 만큼 환율 변동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차입금에서 비롯한 이자율의 변동성 또한 주의해야 한다.
올 1분기의 경우 수주잔고는 17조 7000억원으로 매출 대비 넉넉한 편이나, 신규수주가 4782억원으로 올해 전체 목표 대비 7%를 기록해 다소 부진했다. 군수와 완제기 수출 부문 부진이 원인으로, 올해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APT) 교체사업 수주,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KUH-1) 수출 여부에 시장의 눈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한국항공우주 T-50의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