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은행권, 자기앞수표 9000억원 자체수익처리 논란
은행 8000억원·상호금융138억원 규모…금융권 수익으로 처리
입력 : 2017-06-01 오후 4:22:07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은행과 상호금융사들이 휴면예금에 해당하는 자기앞수표 미청구 금액 9313억원을 잡수익으로 처리해 수익처리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장기 미청구 자기앞수표 7936억원을 잡수익으로 처리했다. 지역 농협과 수협 등 상호금융사들은 1376억원을 잡수익 처리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237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 1277억원, 신한은행 936억원, 하나은행 772억원 순이었다. 한국산업은행은 4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고객이 찾아가지 않는 자기앞수표 미청구 금액은 '서민금융 지원에 관한 법률'상 '휴면예금'에 해당하며, 따라서 이 돈은 전액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해 서민금융 지원에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은행들은 서민금융 지원에 사용해야 할 돈을 자신들의 주머니 채우는데 쓴 것이다.
 
휴면예금이란 채권 또는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금을 가리킨다. 이 법에 따라 은행들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한 휴면예금은 4538억 원으로 자체수익 처리한 장기 미청구 자기앞수표 합산액(7396억 원)의 61%에 불과하다.
 
게다가 은행권은 2012년 8월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는 예금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액을 2013년 3억원, 2014년 2억원, 2015년 2억원 등으로 대폭 줄였다.
 
박 의원은 "자기앞수표는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예금이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에 해당하지 않는 휴면예금"이라면서 "그런데도 은행들은 당연히 출연해야 할 미청구 금액을 수입으로 처리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은행은 금리가 없는 자기앞수표를 발행하고 발행수수료 수익과 운용 이익을 얻는다. 그런데도 장기 미청구 자기앞수표 금액을 자체수익으로 처리하는 것은 법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무관심으로 서민금융에 지원할 수 있었던 연 2000억원, 총 9300억 원이 금융회사 주머니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자기앞수표는 수표법에 의해 최종 소지인이 원권리자인데 최종 소지인 파악이 안 돼 수표발행인에게 통지될 경우 제권판결 등으로 예금을 찾아갈 수 있지만 이럴 경우 추후 수표 실물을 보유하고 있는 원 권리자에게 소송 이슈가 생길 소지가 크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충분한 법적 검토와 제도적 기반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종호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