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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대선토론회 수화통역사 배치 미흡…헌법위반”
미국은 사회자·후보자마다 1명씩, 한국은 전체 1명뿐
입력 : 2017-05-01 오후 2:32:5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토론회 수화통역사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의 권력을 행사하는 가장 신성하고 존엄한 과정”이라며 “수화가 필요한 청각장애인에게 수화통역사가 제대로 배치되지 않는다면 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여러가지 방안이 나와 있어 마음만 있다면 고칠 수 있다”며 “한 표의 가치는 지구의 무게 만큼이나 중요하다”며 “선관위와 방송국, 각 후보 캠프는 즉각 이러한 잘못된 상황을 시정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각 방송국은 오는 9일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 19일을 시작으로 2일까지 모두 6차례(군소후보 포함)의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방송토론과 함께 내보내는 수화통역 제공방식에 문제가 있어 청각장애인들은 제대로 토론방송을 시청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선후보 5인 토론회의 경우 사회자까지 총 6인의 토론을 한 명의 수어통역사가 누가 말하는가에 상관없이 홀로 두 시간 가량 통역하고 있다. 이에 청각장애인들은 “토론 내용을 알기 어렵다”, “어느 후보가 얘기하는지 혼란스럽다” 등의 불만을 보이며, 후보들의 생각이나 공약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수어통역의 창이 전체 화면의 1/18 정도로 작아 수어통역 창에 오래 집중하며 시청하기 어렵다는 청각장애인들이 많은 실정이다.
 
공직선거법은 토론 방송 등에 수화통역과 자막방송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수화 화면 크기 등은 구체적인 규정도 없다. 반면,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토론을 살펴보면 후보 2명과 사회자를 담당하는 수화 통역사가 따로 있으며, 수화 화면도 전체 화면의 4분의 1에 달한다.
 
이에 장애인단체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지난달 26일 장애인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출연자(토론자+사회자) 1인당 수화통역 1인 배치 ▲통역 창 크기 1/6 수준 확대 ▲방송토론 등 선거 관련 지침 마련 등을 요구하고 집단행동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법조인협회 공익인권센터도 같은날 대선 TV토론 관련 청각 장애인에 대한 차별 시정을 요청하는 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한 바 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준비 기간이 짧아 방송토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수화통역 문제로 청각장애인 유권자의 권리가 박탈당하고 있다”며 “청각장애인은 수화언어로 충분히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는 선거운동기간인 만큼 수화통역 문제는 대선이 끝난 후 방송사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관계자들이 수화통역 관련 진정서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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