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 기자] 인터넷은행 등 본격적인 온라인 금융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증권사들도 창구를 찾지 않고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 수요를 잡기 위해 파격적인 무료 수수료 이벤트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비대면이라는 신규 채널을 통해 고객을 모집하고 있지만 결국 제살 깍아먹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IBK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이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이벤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는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제도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2월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말까지 계좌가 없던 고객이 신규로 다이렉트플러스를 개설하면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IBK투자증권은 오는 6월까지, 유안타증권은 다음달까지, 메리츠종금증권도 신규와 휴면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등 여러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개설과 관련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비대면 무료수수료의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6개월, 메리츠종금증권은 3년,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2025년말까지, KTB투자증권이 10년 등 6개월은 기본이며 최대 10년까지 주식매매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같은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온라인 계좌개설이라는 신규 채널이 생겼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한정된 곳에서 계좌개설이 가능했으나 온라인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특히 신규계좌 개설을 통해 고객을 확보, 다른 상품들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금융거래가 결국 비대면 쪽으로 다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추세인데 이와 같은 이벤트는 이 부분의 선점을 노리는 것”이라며 “미리 비대면 쪽으로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 주식거래 외의 다른 부분에서의 수익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도 “무료 수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무료수수료 경쟁이 결국 증권사들의 제 살 깎아 먹기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의 수익 중 하나인 브러커리지(주식 위탁매매)을 포기하고 진행하는 이벤트인 만큼 다른 상품들에서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결국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좌를 개설한 사람들이 주식거래 외의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수익이 나오게 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른 수익원 쪽으로 연결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적자가 되면 증권사에게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무료 수수료 등의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사진/뉴시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