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한화 간 빅딜로 간판을 바꾼 한화토탈(옛 삼성토탈)이 지난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한화의 복덩이로 도약했다.
2일 한화토탈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지난해 매출액 8조1852억원, 영업이익 1조4667억원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1조70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토탈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1%가량 줄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3%, 107% 급증하며 실속을 챙겼다. 영업이익률도 무려 17.9%에 달했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848억원을 돌파, 이미 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했다.
이는 한화토탈 자체로도 사상 최대 실적이지만, 지난 1952년 한화가 창립한 이후 그룹 계열사 실적으로도 최대 규모다. 그룹 내에서 규모가 큰 한화케미칼(7792억원), 한화생명(4867억원), 한화큐셀(2329억원) 등의 지난해 영업이익보다도 우월했다.
지난 2014년 말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 등 4개사를 1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한화토탈 나홀로 2015년(7973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이 대폭 신장되면서 본전을 회수하고도 남는 장사가 됐다.
일등공신은 석유화학업종의 호황이다. 주력제품인 파라자일렌(PX), 스타이렌모노머(SM)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료가격을 뺀 것)가 확대되며 수익이 크게 늘었다. PX는 페트병 등을 만드는 기초소재이며, SM은 스티로폼 생산 등에 사용되는 소재로 한화토탈이 국내 생산량 1위다.
한화토탈은 호실적에 지난해 배당금으로 사상 최대인 총 8013억원 지급을 결정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규모를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74.89%다. 한화토탈의 지분 절반씩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과 토탈홀딩스도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받게 됐다. 한화종합화학은 주력사업 TPA(고순도 테레프탈산) 공급과잉으로 수년째 적자에 시달려왔다.
아울러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S&C 실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 서비스 비상장 회사인 한화S&C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세 아들(동관·동원·동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