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지난해 국내 '항공유' 소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어진 저유가 기조와 저가 항공사의 해외 노선이 확대되면서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객 숫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유 소비량은 3731만3000배럴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06년 2523만1000배럴이었던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10년 만에 47.9% 증가했다. 국내와 국외를 오갈 때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소비량은 연중 가장 높은 357만2000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2.9% 상승했다. 이 역시 이용객의 증가 덕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와 국제를 포함한 항공운항 실적은 5만3492회로 전년 동월(5만285회) 대비 6% 증가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외 항공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저비용 항공사의 공급 확대 등 영향으로 항공유 소비도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연초 약 25달러에서 연말 50달러 수준으로 대폭 상승하긴 했지만, 100달러를 넘겼던 고유가 시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국제선 유류할증료 '0원' 체제가 지난달까지 17개월 동안 이어지고, 저가항공사의 보편화로 '비행기 삯' 부담이 크게 줄면서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번달부터 유류할증료도 다시 부활, 여행 수요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정유사들은 이같은 항공유 소비 증가세를 반기고 있다. '내수' 항공유 판매량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수출'되는 항공유 물량 역시 지난해 1억1137만8000배럴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항공유 매출(2014년 기준 1902억원)은 전체의 약 16%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를 포함해 신규 노선이 증가하면서 항공유 소비가 느는 추세"라며 "항공유도 범용 상품이기 때문에 업체 사이에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항공유를 포함한 수송부문의 전체 소비도 전년 보다 증가했다. 특히 경유의 지난해 국내 소비량은 1억6675만8000배럴을 소비해 전년보다 6.6% 증가했고, 휘발유도 7905만9000배럴로 전년보다 3.3% 늘었다.
지난해 전체 석유제품 소비는 총 9억2211만5000배럴을 기록, 전년(8억5624만7000배럴) 대비 7.7% 증가했다. 내수가 전체 석유제품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차원에서 정유사가 받는 영향은 작지 않다.
저유가 기조로 여행객이 늘고 저가 항공사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국내 항공유 소비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주항공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