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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전문강사의 설움…문제 제기에 돌아온 건 '해고통보'
학교 측, 감사 이후 일방적 영어회화전문강사 사업 종료
입력 : 2017-02-08 오후 6:10:02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곧 새 학기가 시작되지만,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던 영어회화전문 강사들이 계약 만료 등을 이유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정부가 지난 2009년 실용적인 영어회화 교육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도입한 제도다. 전문강사들은 기간제 교사 신분으로 학교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정교사들과 영어수업을 진행한다. 재계약은 최대 4년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학교의 운영계획에 따라 언제든지 해고를 당할 수 있는 ‘을’의 입장이다.
 
의정부여자중학교에서 영어회화전문강사로 3년간 근무해온 A(29·여)씨 역시 지난해 12월 영어회화전문강사 운영방식과 관련해 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돌아온 건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해고통보였다.
 
학교 측은 향후 영어회화전문강사제도를 시행하지 않게 됨에 따라 추가 계약 연장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여중은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혁신학교 중 한 곳이다.
 
A씨는 “영어회화전문강사 운영방식에 부당함을 제기한 건데, 결과적으로는 해고로 이어진 상황”이라며 “학교에서는 교육청에서 감사가 시작되고, 해당 사업이 문제가 되자 (영어회화전문강사제도를) 더는 운영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인 해고 결정을 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 동안 학교 선생님들을 믿고 같은 동료라고 생각하면서 근무했다”며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해 박탈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의정부여중은 그동안 영어회화전문강사제도를 정교사의 수업 시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실제로 A씨는 정교사들의 수업을 대신 들어가거나 오히려 주 20시간가량의 수업 시수를 채워야 했다. 더욱이 정교사들은 참여하지 않은 수업까지 수업시수에 포함해 교사평가를 받아왔다. 또 지난 3년간 정교사들과 함께 영어시험 문제를 출제해왔던 A씨는 지난해 11월에서야 그동안 영어시험 최종본 출제란에 본인의 이름이 누락된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재 경기도 의정부교육지원청은 감사를 진행 중이다. 교육지원청 감사 담당자는 “감사가 결론 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의정부여중) 영어회화전문강사제도를 운영하는 부분에 있어 부적절한 부분이 발견됐다”며 “이달 중으로 감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처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A씨를 바라보는 학생들도 안타까운 마음에 A씨의 계약종료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 중이다. 지난 1년간 A씨에게 영어수업을 들었다는 B(16)양은 “선생님이 수업하시면 다른 선생님들 수업 때 졸던 애들도 안 졸고 집중도 잘한다”며 “그런 거(기간제 교사)인 줄 몰랐는데, 학교에서 갑자기 해고하니깐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C(16)양 역시 “선생님은 안 좋아할 이유가 없다”며 “제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데, 짜증 낼 만도 할 텐데 질문하면 알 때까지 계속 설명해주신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국에 영어회화전문강사 중 다수는 A씨처럼 부당한 일을 당해도 언제 잘릴지 몰라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 4일 A씨가 한국영어회화전문강사총연합회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도 이 같은 현실을 공감하는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댓글 중에는 ‘선생님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쓰다 버리는 물건이 아닌 유령이 아닌 사람이고 싶습니다’, ‘소수의(라고 말하고 싶네요) 비양심적인 교사들 때문에 당하는 부당한 일이 한두 번이었던가요. 내 앞길이 두려워 말도 못 하고 속으로 끙끙 앓았었는데 저도 이제 당당히 말하려고 합니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이군요.’ 등의 내용이 눈에 띄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그간 계약 반복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면 기대갱신권이라는 것도 있다”며 “기간제 계약직 비정규직의 가장 큰 허점은 부당한 처우를 당해서 합리적 요구를 하면 모든 불이익은 개인이 다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지가 있다면 교육부와 교육청이 나서 전국의 영어회화전문강사를 전수조사하고, 반복갱신 업무라고 판단되면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이 필요한지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여자중학교 졸업식이 열린 8일 오전 학교 정문에서 놓인 피켓.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조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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