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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7년전 구제역 트라우마 '노심초사'
원유수급 대란·중국 수출 차질 악몽…확산 여부 촉각
입력 : 2017-02-07 오후 6:26:25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구제역 발생으로 유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7년전인 지난 2010년 최악의 구제역 파동의 악몽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다. 당시 원유 수급과 중국 수출에 심각한 차질을 겪은 바 있는 유업계는 구제역이 전국으로 다시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우유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충청북도 보은의 195마리 규모 젖소사육 농가의 구제역이 6일 확진됐다. 농식품부는 6일 구제역 위기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전국 우제류에 대해 30시간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Standstill)명령을 내렸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전라북도 정읍의 한우 농가에서도 '양성' 반응이 추가로 확인되는 등 구제역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관찰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퍼질지, 지엽적으로 끝날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구제역이 확진된 지역에 목장이 없어 정부의 스탠드스틸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며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업계는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온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고 발생지가 주요 집유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지만 일반 농가에서 구제역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우제류(발굽이 2개로 갈라지는 가축) 중에서 돼지보다 소에 대한 구제역 접종 관리가 소홀했다는 당국 조사 결과 나타난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농식품부는 자체 집계한 소의 구제역 백신 항체 형성률이 97.5%(지난해 12월 기준) 라고 밝혔지만 실제 전북 정읍 구제역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5%에 불과했다. 일부 농가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면 소가 유산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았고, 한우보다 젖소에 대한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는 점 등이 백신 접종에 대한 농가의 기피현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유업계는 구제역이 더 이상 확산이 없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2010~2011년의 구제역 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업계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2010년 구제역 파동은 정말 심각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실제 2010년 구제역 파동 당시엔 원유 수급이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우유 및 유제품의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생활물가의 상승으로까지 이어졌다. 전체 젖소의 5% 가량에 해당되는 3만 마리의 젖소가 살처분이 되면서 2011년 원유 생산량이 전년보다 10% 가량 줄기도 했다. 
 
생크림과 탈지분유, 버터 등 유가공제품의 생산량이 감소했고, 제과와 분유, 제빵 업체도 줄줄이 타격을 입었다.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TV와 라디오에서 우유 광고가 사라지는 현상까지 초래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까지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생산된 유제품에 대해 1년 가까이 수입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최근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구제역 확산이 이어질 경우 유제품에 대한 중국 수출길이 다시 막힐 수 있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2~3일 가량은 지켜봐야한다"면서도 "구제역이 확산되면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스탠드스틸 조치가 끝나는 8일부터 전국 소 330만두에 대한 일제 접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구제역 항체 형성까지 시간이 걸려 향후 일주일간이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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