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사인 최순실씨가 16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탄핵심판 시계가 일단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주말인 지난 14일 "최씨가 16일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10일 3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그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팩스로 헌법재판소에 보내고 불출석했다. 형사소송법 148조가 첫 번째 근거였다. 최씨는 이 법조항을 근거로 “저와 딸 정유라씨의 형사소추된 사건이 있어서 진술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주장했다. 또 “11일 형사 재판이 오전부터 하루 종일 진행될 것이라 재판 준비 때문에 나오기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헌재는 3차 변론기일 당일 최씨에 대해 16일 재소환하기로 하면서 “또 다시 출석을 거부하면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강제 구인하겠다”고 경고했다.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결정된 것은 지난달 22일 첫 변론준비기일이었다.
최씨가 박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의 두 축인 만큼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 사실 모두와 밀접히 연관돼있다. 앞서 국회 소추위원단은 헌법위반 9개, 현행법 위반 4개 등 총 13개 사유로 박 대통령을 탄핵소추했지만 헌재는 5개 사유로 다시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쟁점은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법치주의 등 위반) ▲대통령 권한남용 ▲언론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뇌물수수를 포함한 형사법 위반이다. 최씨는 이들 쟁점 가운데 특히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와 대통령 권한 남용, 뇌물 수수를 포함한 형사법 위반 등에 직접 연루돼 있다. 지금까지 4차 변론기일이 열리면서 헌재도 이 부분의 심리에 집중했다.
그러나 채택된 증인들의 불출석과 모르쇠 일관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12일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최씨의 청와대 출입 사항은 국가비밀 사항”이라며 입을 다물어 이 사건의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격노하기도 했다. 최씨가 이날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선 데에는 악화되는 국민여론과 헌재가 강제 구인 등 강경책을 공표하고 실제로 행사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씨의 증인출석이 반드시 탄핵심판에 큰 진전으로 이어질지는 단정할 수 없다. 이 행정관처럼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다.
최순실씨가 지난 5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제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