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을 통해 지난 2일 출범한 통합 KB증권이 초대형 증권사로서 청사진을 공개했다. 고객 중심의 사업모델 수립과 그룹 및 증권사 내 시너지 극대화, 최적의 자본활용 등을 통해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투자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다.
KB증권은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비전과 향후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윤경은, 전병조 KB증권 각자 대표 외에 김성현 부사장, 신재명 부사장, 김병영 부사장, 서영호 전무, 이재형 전무, 최문석 전무, 김명섭 상무, 최인석 상무 등이 참석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KB증권 대표이사 기자간담회에서 윤경은 대표(가운데 왼쪽)와 전병조 대표(가운데 오른쪽)가 회사 비전과 사업전략에 대해 공개했다. 사진/김나볏기자
먼저 자산관리(WM),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 등을 맡게 된 윤경은 대표는 통합법인 출범의 의미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는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 4조, 고객자산 100조원, 고객 380만명에 달하는 폭넓은 포트폴리오 갖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단순한 합병이 아니라 금융 자회사로서 계열사와 연계한 사업을 핵심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이다. 기존 WM이나 기업금융(IB) 외에도 발행어음과 투자어음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업계 최초로 은행과 증권 금융 연계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IB, 홀세일(Wholesale), 글로벌 사업 본부 등을 맡게 된 전병조 대표는 "숙제가 많다.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윤 사장님, 임원들과 함께 걱정하고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PMI(기업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 과정에서 새로운 전략에 대해 많이 고민한 만큼 준비한 대로 차근차근 해나가겠다는 의지다.
사업 부문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눠 소개됐다. 먼저 WM 부문은 전국민 대상 자산증식 파트너로 자리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전사적으로 프라이빗뱅커(PB)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지원해 직원들의 대 고객 상담력 강화에 나선다. 세일즈앤드트레이닝(S&T) 부문의 경우 다양한 투자자산을 운용하는 상품 개발 역량을 보유한 '상품공장'으로 키운다. 계열사와 협력을 통해 상품 개발과 교차 판매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IB 부문의 경우 대기업 외에 중소기업 등 고객별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투자형 IB로 성장해나간다는 그림을 그렸다. 기업의 성장 단계와 재무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각종 금융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홀세일 부문은 법인을 대상으로 최고의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하는 투자 파트너로서 키울 예정이다. 기존 주요고객인 자산운용사와 기관 외에 일반 법인을 대상으로 자금운용을 위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리서치센터도 업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힘쓸 예정이다.
각 부문별로 사업을 고도화해 오는 2018년까지는 은행과 증권 연계 고도화를 통한 WM와 IB의 비약적 성장, 리스크 및 운용 역량 강화로 S&T 부문의 상품 공장화, 인재 영입 및 육성 통한 전문역량 강화 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19년부터 2020년까지는 WM와 IB 브랜드 파워를 최정상으로 구축하고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토털 금융 솔루션을 제시하고,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 부문에서 업계 최고 수준 역량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나아가 2025년까지는 CIB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아시아 대표 증권사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윤경은·전병조 사장과의 일문일답.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KB증권 대표이사 기자간담회에서 윤경은 대표(왼쪽)와 전병조 대표(오른쪽)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KB증권
올해부터 대형증권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KB증권의 차별화 포인트는.
(전병조 사장) 세 가지가 키워드다. 첫번째가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일회성을 추구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만 집착하기보다는 앞으로 3년 내에 초대형 IB에 부응하는, 그런 수익기반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자리잡도록 지속가능한 요소를 발굴하겠다. 이번에 조직을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었다. 전통적인 고객 기반의 사업이 있는가 하면 회사채 부문에서는 좀더 폭넓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은행과 협업해 시너지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 큰 키워드는 '포털 IB'다. 거래 건별로 하다보면 기업고객에 대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할 수 있다. 커버리지 부문에서는 중소기업이라는 키워드를 본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를 포괄하려 한다.
세번째는 '투자형 IB'다. 거래를 주선하고 펀딩하는 것 외에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좀더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성장 루트를 함께 밟아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이 세가지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은행과 증권 부문의 통합 및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각각 어떤 역량이 있고 어떻게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윤경은 사장) 현재까지 25개의 은행과 증권 협업 WM점포를 만들었는데 단지 공간이 같다고 해서 협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현대증권의 경우 단순히 점포만 가지고 일을 하다보면 어려움과 아쉬움 많았다. 통합된 KB증권의 경우 좋은 증권 상품을 증권사 자체 네트워크 영업 외에 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에 많은 투자자가 있고, 은행잔고와 유휴자금이 많이 머물러 있다. 그런 고객들에게 좋은 상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WM 외에도 다섯 개의 CIB 점포를 열었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자체 네트워크의 영업보다는 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고객을 상대로 토털 솔루션 제공 기회를모색할 수 있는 등 접점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전병조 사장)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가 375만개이고, 자금 규모는 610조다. 이 중 KB가 공급하고 있는 자금이 80조, 거래 고객은 약 30만 정도 된다. 그동안 이들을 대상으로 은행 상품만 공급해왔다면, 이제는 향후 우리 경제의 토대가 될 혁신 중소기업을 커버하고자 적극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CIB의 경우 아직 많지 않지만 전국에 먼저 5개 설치했다. 대출 외에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을 위해 표준화된 상품을 만들어서 일관적인 영업을 전개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3년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돈 안된다고 바로 접을 생각은 없다.
KB금융그룹 내 부행장 출신들이 KB증권의 부문장을 겸직한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것인가.
(윤경은 사장) 과거 우리가 은행과 증권을 어떻게 조직 가져갔을 때 베스트 솔루션 나올지 고민 많이 해싿. 매트릭스 체제, 겸임체제도 고민. 상당한 큰 변화가 있었다. 처음으로 지주, 증권, 은행, 총괄하는 WM 담당하는 IB 담당하는 사람 하나로 처음으로 통일된 것. 각 분야에 대한 결정권도 가지고 있다. 은행WM과 증권WM이 같은 조직이라고 봐야 한다. 올해 일정기간 지나고 보면 타사와 다른 점 느낄 수 있을 것.
S&T부문을 올해 수익의 한 축으로 강조했다. 그런데 현대증권은 지난해 S&T에서 주가연계증권(ELS) 헷지 손실을 입기도 했는데.
(윤경은 사장) 작년과 같은 경우 증권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ELS 헷지구조에 대한 우려였다. 두 가지 정도 반성점이 있다. 하나는 시장이 너무 한쪽에 치우쳤다는 것이다. 리스크에는 적응됐지만 항셍지수라는 특정 지수에 치우치는 바람에 헷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또 한 가지는 ELS 자체 발행을 많이 했었는데 해외 ELS상품의 선례를 답습하고 도입하다보니 시장이 실제로 급변했을 때 평가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재검토를 하게 됐다. 첫번째는 보수적이면서 정교한 평가모델의 도입이다. 가격에 대한 적정성 평가, 위험도를 잘 관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전문 인력 부족의 아쉬움을 해결했다. 올해는 가장 그동안 운용을 잘했다는 평가 받는 신재명 부사장을 영입했고, 그동안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큰 시장을 경험한 최문석 전무도 영입했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교훈으로 삼아 올해도 S&T 부문 만큼은 타 증권사보다 한 발 앞서 KB증권이 시장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IB부문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부동산 위주 투자를 지속할 생각인지.
(전병조 사장) 과거 부동산에서 수익을 많이 냈다. 반가운 부분이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분에 대해 이번에 심각하게 토론했다. 이 문제의 해결은 결국 기초 자산을 어떻게 다양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합쳐진 회사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적정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고민하고 약간의 다운사이징을 했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사회간접자본(SOC)이라든가, 항공 등 여러 분야로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초자산 리스크 관리 원칙을 지켜나가며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관리해나가겠다.
올해 초대형 IB의 경쟁이 화두다. 초대형 IB의 경쟁이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고객들에게는 어떤 혜택 돌아갈까.
(윤경은 사장) 금융사가 대형화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첫째는 투자자 보호 강화다. 대형화됐을 때 직원들의 윤리의식도 강화되는 것 같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서 이 부분을 저희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회사로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과거보다 고객 중심적인 상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한편, 또 과거에는 수익률 중심으로 신경을 많이 썼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중위험 중수익이나 투자자를 보호하는 상품 중심으로 심혈을 기울여 갈 예정이다.
앞으로는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하우스'가 아닌, 투자은행으로서 국민 자산증식을 위한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려면 고객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의 대형화 추세는 고객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다양한 상품을 전달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초대형 IB가 늘고 있는데 차별화가 중요해보인다. 특별한 점이 눈에 띄지는 않는데.
(윤경은 사장) 증권사를 통합했을 때 과거에는 IB로 키울 것인가, WM하우스로 키울 것인가를 고민한다. 우리는 유니버설 뱅크를 표방한다. 균형적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KB증권의 중장기 수익 목표는 어떻게 되나.
(윤경은 사장) 상장사이다보니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는 어려우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까지는 가져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에는 아시아에서 내로라하는 증권사 수준의 ROE는 달성하려 하는데 한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두 회사를 합쳤다지만 순이익 목표가 단순 합산 이상이다. 올해 큰 성과가 어디서 낼 것으로 보는지.
(윤경은 사장) 올해 4개 부문 중에서도 중점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게 WM, S&T, IB 부문이다. WM의 경우에는 현대증권 지점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과거 현대증권을 경영하면서 느낀 부분은 고객에게 주는 회사의 신용도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증권사가 자체 영업하는 것보다는 은행과 같이 연계했을 때 신용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올해 두드러진 역할을 해야겠다는 각오하고 있다.
과거 시장의 흐름을 본다면 사실 WM과 S&T 부문이 올해도 녹록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상황도 그렇고 환율도 그렇다. 시장은 어렵지만 본연적인 운영 부문에서도 나름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성과를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채권보유한도가 15억 정도가 됐는데 앞으로는 그간 미진했던 외환, 채권 부문도 강화시킬 예정이다. 또 S&T 부문은 상품을 공급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가격 공정성에 대한 기능과 더불어 FICC 상품 공급 등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사업을 펼치고자 한다.
(전병조 사장) IB 부문의 경우 수익 목표를 굉장히 높게 잡아 사실은 부담스럽다. IB 부문은 경쟁이 정말 치열한데 통합, 변화 과정에서 강점을 잃지 않도록 굉장히 조심하는 중이다. 약간의 중첩이 있더라도 기존의 영업 경쟁력이 유지되도록 뒀다. 영업환경에 따라 계속 유연하게 변화시켜나갈 것이다.
전통적인 비즈니스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확장하고자 하는 것은 주식자본시장(ECM) 투자다. 그간 KB투자증권에서 과감하게 했었다. 2~3년 지났고 아직까지 큰 거래를 보여드리지는 못했지만 계속 고객기반을 확장할 것이다. 앞으로 도전정신을 가지고 해볼 생각이다. 그룹 내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사업을 하려 한다. 전통적 강자였던 부동산 분야도 결코 양보할 생각이 없다. 적극적으로 영업할 것이다.
또 그룹 차원에서는 발전에너지 분야 등 기술 축적이 많이 돼 있다. 전통적인 거래 변수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어느 덧 선진국 문턱에 들어오면서 SOC 포화상태이고. 올해부터 꾸준하게 해서 장기적인 수익 기반 마련하도록 할 것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조했는데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시장 전략은 어떻게 되나.
(윤경은 사장) S&T 부문이 가장 클 것 같다. 올해 30% 이상을 해외채권 분야에 투자할 생각. 글로벌 전략으로서는 먼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부터 하나하나 밟아나갈 계획이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