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 AI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AI의 기세가 잡히기는 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다. AI는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까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외신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각종 외신들은 우리 정부가 지난 17일 AI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수많은 닭과 오리가 살처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가금류의 숫자는 1200만마리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역대 최대 피해일 뿐 아니라 국내에서 사육하는 가금류의 10%에 달하는 엄청난 숫자라고 전했다. 비즈니스타임스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있었던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는 지난 2014년이였지만 현재 상황이 그때를 넘어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TV5는 한국의 달걀 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어 관련 업계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AFP통신은 최근 한국 내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정치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번 AI와 관련해서도 정부가 제대로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안닛케이리뷰 '태국산 닭고기 수입 금지 해제…AI 때문'
미국과 유럽권 외신 뿐 아니라 채널뉴스아시아, 인디안딕스프레스, 재팬타임스 등 아시아권 외신들도 한국의 AI 위기 경보 상향 소식을 알리며 사태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정부가 방역단계를 최고 등급인 심각으로 격상시킨 이후에도 확산이 멈추기는 커녕 더욱 빠르게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과 인도의 경우 자국에서도 AI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어 관심이 더욱 큰 상태다.
일본의 아시안닛케이리뷰의 경우 한국이 AI로 인해 닭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태국산 닭고기 확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4년 태국에서 AI가 유행하면서 그동안 태국산 닭고기의 국내수입이 금지돼왔다. 그러나 지난 15일 최초로 태국에서 한국으로 약 15톤의 닭고기가 출하됐다. 일본은 지난 2004년 태국산 닭고기 수입을 금지했다가 2013년에 금지 조치를 해제했는데, 한국의 경우 최근 빠르게 확산되는 AI가 이유를 제공헸다고 아시안닛케이리뷰는 추측했다.
두개 이상 바이러스 발생해 우려 증폭
블룸버그 통신은 국내에서 최초로 두개 이상의 바이러스가 발병해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철새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지며 1900만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를 매몰시킨 AI 바이러스는 'H5N6' 바이러스다. 그런데 경기도 안성천에서 채취된 야생조류의 분변시료에서 새로운 바이러스인 'H5N8' 바이러스가 새롭게 검출됐다. H5N8 바이러스의 경우 잠복기가 길고 증상이 늦게 나타나 2차 감염 위험성이 높다. 잠복기도 길기 때문에 사태가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은 H5N8 바이러스의 경우 지난 2014~2015년에도 1900만마리가 넘는 가금류를 살처분시킨 주된 바이러스라며 이 바이러스가 당시 남아있다 검출된 것인지 올해 겨울 철새와 함께 새롭게 유입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오모리현 아오모리 양계장 인근에서 당국자가 자동차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AP
FT '전 세계적으로 AI 확산…특히 한국과 일본 사태 심각'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독일, 프랑스 역시 AI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NHK에 따르면 일본에서 홋카이도, 니가타, 아오모리현 등 일부 지역 농장에서 AI 감염이 확인돼 몇십만 마리의 닭과 오리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상황은 심각하다.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위스, 헝가리, 폴란드, 영국, 사실상 유럽 전역에서 AI가 확산되고 있고 프랑스 농림부는 조류독감 위험 경보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올린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시아에서 조류독감 문제 심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조류독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각국 연말 행사 취소, 업계 타격 불가피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AI로 인해 내년 '닭의 해'를 앞두고 계획된 다양한 행사 들이 취소되고 있다. 재팬투데이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특히 닭의 해를 앞두고 동물원에서 닭 모이주기, 닭과 사진찍기, 새 모이주기 등 다양한 행사가 많았지만 72%의 동물원은 조류와 관련된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재팬투데이는 "다양한 행사 취소에도 불구하고 AI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국내 뿐 아니라 런던 등 세계 각 도시에서도 많은 지역의 동물원들이 휴장을 하고 있다.
또한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푸아그라를 즐겨 먹지만 현재 푸아그라 고급이 어려울 뿐 아니라 다른 나라로의 수출도 금지될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달걀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크리스마스 케익에 필수품인 달걀 가격이 급등하며 업계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가금업뉴스'에 따르면 AI가 확산되기 전 까지만해도 내년 글로벌 가금업계에 대한 전망이 매우 밝았지만 AI가 세계적으로 발발하면서 전반적인 업계에 큰 먹구름을 드리웠다는 평가다.
FT '사람끼리 전염 가능성은 낮아'
FT는 세계보건기구(WHO)를 인용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과 사람끼리 전염될 가능성은 모두 낮다고 전했다.
포츈, 블룸버그 등 몇몇 외신들은 한국에서 발생한 H5N6 바이러스의 경우 사망자가 발생한 중국의 H5N6바이러스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나타냈다. 중국의 경우 H5N6 바이러스 확진자가 17명이나 나왔고 이 중 10명이 사망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똑같지 않고, 감염된 조류와 아주 가까운 직접적인 접촉이 있지 않는 한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WHO는 "중국에서 감염됐던 사람들의 대부분이 조류와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바이러스가 인체간 전염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FT는 "그렇게 된다면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