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올해 동부축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행진을 이어온 부산이 내년에는 서부축으로 바통을 넘겨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부산 지역 호재들이 잇따라 가시화되며 시장 또한 상승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동부산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서부산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부산에 비해 낮은 오름폭을 보여 온 상황에서, 지역 호재 윤곽이 잇따라 드러남에 따라 향후 상승동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서울과 함께 전국에서 손꼽히는 집값 상승률로 국내 부동산 호황을 주도해 온 부산의 중심축은 동부산이었다. 해운대구를 비롯해 수영구, 동래구, 연제구 등 주요 관광 인프라는 물론, 교통과 학군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각종 개발과 청약이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청약시장에서 가장 높은 52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명륜자이와 두 번째로 높은 450.4대 1의 마린시티자이 역시 모두 동부산권인 동래구와 해운대구에 위치해 있다. 이에 반해 서부산은 동부산 대비 낙후된 인프라에 높은 상승률을 보인 부산 부동산 시장 내에서도 좀처럼 재미를 보지 못했다.
동부산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던 서부산 부동산 시장이 각종 개발 호재 구체화에 따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부산 전경. 사진/부산관광공사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부산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까지 1년 새 11.4% 올랐다. 특히 동부산권의 오름폭은 단연 돋보였다. 동부산 대표 지역으로 꼽히는 해운대구와 연제구, 수영구 등은 각각 17.8%, 14%, 16.5%씩 오르며 부산 전체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반면, 서부산 대표 지역인 강서구와 사상구, 사하구 등은 3~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북구가 13.8% 오르며 서부산의 자존심을 지킨 정도였다.
이 같은 동부산과 서부산의 격차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2014년 123만원 가량 격차를 보이던 두 지역 간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83만원까지 벌어졌다.
2000년대 중반 재개발 붐에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됐지만 지난 2012년 부동산 경기가 휘청했던 시기를 무사히 넘겼던 동부산에 반해, 서부산권은 주요 사업들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현재 격차의 시발점을 제공했다.
하지만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호황을 누리던 동부산에 비해 저평가돼 온 서부산 호재들이 구체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병수 부산 시장은 유세 당시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서부산권 개발 계획을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자치구별로 구체화 했다. 지난 6월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깜짝 결정된 데 이은 대형 호재들이 줄줄이 발생한 셈이다.
당시 서 시장은 각 자치구별로 ▲서부산청사 건립(사상구) ▲서부산의료원 건립, 혁신형 도시산단 조성(사하구) ▲대저역세권 개발, 컨벤션센터 건립(강서구) 등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지역 아파트값도 꿈틀대고 있다. 지난 10월 2억7400만원에 거래됐던 부산 강서구 명지동 롯데캐슬은 이달 초 3억1500만원에 팔리며 불과 두 달 새 15% 상승하기도 했다. 최근 1년새 강서구 평균 상승률이 5.9%인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증가폭이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구체적 개발계획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선점해 둔 수요자들도 있지만 시장 발표를 통해 구체화 되면서 문의가 더욱 늘었다"며 "특히 그동안 분양이 동부산에 몰린 탓에 매물이 많지 않아 좋은 입지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 향후 프리미엄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