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가계의 부채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한 가구가 100만원을 벌어 26만원은 빚 갚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자산이 좀처럼 증가하지 않자 서민들이 거주비와 생활비를 위해 빚을 끌어다 쓴 여파다.
한 가구당 평균부채도 6655만원으로 1년 전보다 6.4% 증가했다. 증가폭은 2013년 7.5%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20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전국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가구당 평균 부채는 6655만원으로 전년대비 6.4% 증가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은 26.6%로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가처분소득은 가구 소득에서 세금과 4대 보험 같은 비소득 지출을 빼고 실제로 손에 쥐는 소득을 말한다.
즉 월급 통장에 100만원이 들어오면 이 중 26만6000원을 빚 갚는 데 썼다는 의미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에는 소득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16.2%였지만 6년새 26.6%로 높아졌다.
특히 자영업자와 40대의 빚 부담이 크게 늘었다. 자영업자의 소득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1년 전보다 4.9%포인트나 증가한 35.5%로 집계됐다. 40대도 같은기간 4.8%포인트, 30대는 3.6%포인트 늘었다. 최근 낮은 금리와 전세값 대란 등으로 30~40대가 빚을 내 집을 산 결과로 풀이된다.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작년 111.1%에서 올해 116.5%로 높아졌다. 이는 가처분소득보다 금융부채가 16% 이상 많다는 의미로 소득보다 갚아야 할 빚이 많다는 얘기다.
가구당 평균부채는 6655만원으로 부채 증가폭은 2013년 7.5%이후 최대인 6.4%를 나타냈다. 가계부채는 금융부채 70.4%(4686만원)와 임대보증금 29.6%(1968만원)로 구성됐는데 금융부채는 7.5%, 임대보증금은 3.8% 늘었다.
금융부채의 경우 담보대출(3847만원)이 7.9%, 신용대출(692만원)은 5.9% 증가했다. 자영업자 부채는 3.9% 늘어 증가 폭은 작았지만 부채 규모는 9812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했다.
부채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데는 저금리 기조로 가계들이 '빚 내서' 집을 마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사업자금 마련 등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더 늘리거나,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조사결과 금융부채 중 담보·신용대출을 보유한 가구의 40.3%는 거주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졌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이밖에도 사업자금 마련,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 등의 용도로 쓰였다.
문제는 가계부채는 빛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가계 소득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가계의 평균 소득은 4883만원으로 2014년에 비해 2.4% 증가에 머물렀다.
부채감소에 대한 가계의 기대치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1년 후 부채 규모에 대한 전망을 조사한 결과에서 전체 가구의 68.5%가 부채에 변화가 없거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가할 것으로 답한 가구는 주된 이유로 부동산 관련을 꼽았고, 생활비, 교육비, 사업자금 마련 순으로 답했다.
정부도 소득 3~5분위, 자영업자, 40대의 채무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상환부담이 높은 자영업자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모든 종사자의 금융부채 비율이 증가했고, 특히 자영업자의 금융부채·원리금상환액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며 "금융기관 건전성, 차주 상환능력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집단대출·상호금융권 가이드라인 적용 등 취약부문 관리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올 3월말 현재 가구당 평균 부채는 6655만원으로 전년대비 6.4%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