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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임명할까
박한철 소장·이정미 재판관 곧 퇴임…법조계 의견 갈려
입력 : 2016-12-13 오후 6:22:4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정부 요직 인사권을 두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국회가 날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황 권한대행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의 후임을 임명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내년 1월31일과 3월13일자로 임기가 만료된다. 
 
헌법 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78조는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공무원을 임면한다’고 정하고 있다. 문언적으로만 보면 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학계와 법조계에서는 이를 부정하는 것이 다수 견해이다. 권한대행은 일시 궐위된 대통령을 대리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공무원을 임명하거나 파면하는 등 현상유지를 벗어난 적극적 권한행사는 헌법취지에 벗어난다는 이유다.
 
특히 정치적으로 독립되고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헌법재판관은 황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 학계와 법조계 중론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재화 변호사는 13일 “대통령이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행위는 행정부의 수반이 아니라 영도자의 자격으로 하는 행위이다. 권한대행의 역할은 현상 유지적, 소극적 권한대행에 멈춰야 한다”며 황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권한을 부정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은 “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헌법 위반인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사실상 대통령이 퇴진하는 절차로 가고 있기 때문에 현상 유지적인 권한대행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며 “국회가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이면 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헌법재판소장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만 임명이 가능하지만 이 재판관 후임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 재판관의 후임을 임명하는 것이 반드시 어렵다고도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정주백 교수도 “현재로서는 황 권한대행이 박 대통령이 위임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있다. 헌법기관을 비워놔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법무법인 우면)는 “헌법이 대통령에게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부여한 것은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선출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라며 “국무총리인 권한대행은 이런 민주적 정당성이 없기 때문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노 변호사는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 경우는 재판관이 심리 정족수를 다 채울 수 없어 헌법재판 기능이 마비되는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 한다”며 “재판관 7명만 있으면 헌법재판을 할 수 있다. 현재는 헌법재판이 정지되거나 마비되는 상태 또는 그런 상태가 예정되는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황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해 심판에 관여하게 만든다면 논란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다. 자신의 임명권자에 대한 재판을 맡을 재판관을 임명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절충론도 있다. 민변 소속 송기호 변호사는 “황 권한대행이 박 소장과 이 재판관의 후임을 임명할 권한은 없지만 재판관 7명만 남은 상태에서 탄핵심판을 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불안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이번 경우는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이 예정 못한 상황으로, 상법의 이사 규정 등을 준용해 박 소장과 이 재판관에 한해서 이번 탄핵심판이 끝날 때까지만 한정해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법상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9명 가운데 3명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사람을,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을 임명한다. 박 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통령 몫이다. 이 재판관 후임 지명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하게 된다.
 
헌법상 ‘헌법재판소의 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재판관은 국회 동의 없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할 수 있다. 헌재법상 대통령은 재판관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할 때에는 임기만료일 또는 정년 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해야 하지만 정치권 다툼으로 지연된 경우가 다반사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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