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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철 헌재 소장의 딜레마
탄핵심판 장기화에 임기만료 임박…심리 참여 주목
입력 : 2016-12-12 오후 6:08:0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사실 전부 심리 원칙’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 심판에 박한철 소장이 얼마나 관여할 지 주목되고 있다.
 
박 소장은 내년 1월31일이면 6년의 임기를 모두 마치고 퇴임한다. 탄핵소추안이 접수되면서 일각에서는 박 소장 임기 내에 탄핵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12일 헌재의 ‘탄핵소추사실 전부 심리 원칙 입장’이 분명해지면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박 소장 임기 내 탄핵 결정설’은 탄핵소추사실 중 ‘청와대 문건유출 혐의(공무상비밀누설)' 처럼 박 대통령이 스스로 시인했거나, 그동안 검찰 수사로 혐의가 명백히 드러난 사실만 먼저 심리해 탄핵결정을 내린다는 전제 하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박 소장의 임기 내 결정 불가는 물론, 박 소장이 이번 탄핵심판에서 사실상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헌법재판은 주심이 정해지지만 재판관 전원회의는 소장이 진행한다. 주심 재판관은 사건 심리 결과를 재판관회의에서 보고한다거나 쟁점을 정리해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필요한 증거조사부분을 강조해 일부 주도할 수 있다. 그러나 탄핵심판 사건이나 정당해산심판 사건과 같이 사안이 매우 엄중한 경우에는 다른 사건과 달리 주심 재판관이 재판관 회의를 주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헌법재판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판관 9명이 평의를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론에 이르기 때문에 주심 재판관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탄핵심리가 준비기일, 증거조사, 변론, 심리 등으로 장기화 되는 국면에 임기가 불과 한 달 여 남은 박 소장이 심판을 주도하기는 전원재판부에게 부담이 된다. 내년 3월13일 퇴임하는 이정미 재판관이 소장 권한 대행을 맡고 박 소장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게다가 박 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대통령 몫의 재판관이다. 탄핵심판 장기화를 기정 사실로 보는 학자들과 헌법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박 소장과 이 재판관이 모두 빠지고 처음부터 김이수 재판관이 소장 권한대행으로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본다. 7명이 평의하지만 변수가 없어 안정감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헌법재판에 정통한 한 학자는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에서 박 소장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진행상황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에 부담을 느낀 박 소장이 스스로 이번 탄핵심판에서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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