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단독)변협회장선관위 "후보 인터뷰, 법률지로 제한" 논란
"언론사 편파보도로 선거 공정성 훼손 우려"…후보자·전직 변협임원들 "어처구니 없다"
입력 : 2016-12-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49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대한변호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광년)가 선거운동기간 중 후보자들의 자유로운 언론 인터뷰를 사실상 전면 통제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12<뉴스토마토>가 단독 입수한 공문을 보면 대한변협 선관위는 지난 6일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자들에게 선거운동기간 중 언론과의 인터뷰는 협회장 및 대의원 선거규칙 시행규정 10조 각호에서 정한 대한변협신문, 법률관계 전문 신문, 법률관계 전문 잡지에 한해 각 언론사별로 1회씩 허용하기로 결정했으니 선거기간 중 언론과의 인터뷰 시에 참고하라고 통보했다. 대한변협 선관위는 대한변협과는 독립된 기구이며 한시적으로 운용된다.
 
대한변협회장 후보자의 인터뷰를 대한변협신문, 법률관계 전문 신문, 법률관계 전문 잡지로 각 1회씩 제한하고 타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전면 금지한 것은 역대 대한변협회장 선거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선거규칙에는 이 같이 언론 인터뷰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선관위도 공문에서 선관위는 선거운동기간 중 언론과의 인터뷰의 경우, 선거규칙상 이를 제한하는 명문 규정이 없고 선거운동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원칙적으로 허용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어 한편으로는, 언론사의 편파보도 등으로 인해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갖고 있다며 언론 인터뷰 통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사항은 지난 5일 열린 선관위 소위원회에서 결정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호 추첨 당시 후보자들의 선거기간 중 언론 인터뷰 허용 여부에 대한 질의가 있었고, 소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한 뒤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위원회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고 어떤 의결절차를 거쳐 결정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소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선관위 위원 등 총 8명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대한변협회장 후보들도 이 같은 제한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기호 1번인 장성근(55·사법연수원 14) 후보는 대한변협회장 선거는 국민적 관심사로, 더 이상 변호사들 내부의 문제가 아니다오히려 변호사들이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후보를 검증 또는 평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번 조치는 언론의 역할을 막는 폐쇄적 조치이며 사전 선거운동을 조장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기호 2번 김현(60·연수원 17) 후보 역시 기호 추첨 당일 선관위원장과 공식 간담회 하는 자리에서 개별 후보자의 언론 인터뷰 가능여부를 질의하자 괜찮다는 답을 들었다그 뒤 갑자기 이렇게 제한을 한 것에 어처구니가 없다. 오히려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할 대한변협회장 선거를 이처럼 폐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매우 안타깝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전 대한변협 임원들도 대한변협회장의 위상을 땅에 처박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대한변협에서 임원으로 오래 일한 한 변호사는 대한변협회장이 과거에는 변호사들의 대표에 머물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우리 사회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고, 국민들 또한 이를 바라고 있다이번 제한은 가까스로 전진시킨 대한변협의 위상과 변호사에 대한 인식을 퇴보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전 대한변협 임원도 이제 막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맡게 된 대한변협회장을 단순한 단체장으로 격하시키는 조처라며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다른 전 대한변협 임원은 선관위가 이유라고 밝힌 언론사의 편파보도 등으로 인해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우려라는 것은 언론사의 공정보도 기능을 아예 무시한 것으로서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어떻게 이런 결론을 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변협회장은 변호사 2만명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여러 막강한 권한을 법으로 보장받고 있다. 변호사들의 등록과 개업, 징계에 대한 일체의 권한은 물론 대법관과 검찰총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대법관과 검찰총장의 임명에 관여할 권한이 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실질적 사건에도 영향력을 줄 수도 있다. 이번만 해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할 특별수사관 30명을 대한변협회장이 추천했다.
 
사법부나 검찰이 제 기능을 하지 못 할 때 법조 3륜의 한 축으로서 이들을 비판하고 견제할 권한과 의무도 있다. 때문에 최근 변호사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변협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의 발언은 변호사를 넘어 국민적 의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법의 날' 행사때에는 대통령과 대법원장, 헌법재판관, 법무부장관과 함께 귀빈석 맨 앞줄에 나란히 자리한다.
 
더욱이 변협 산하에 특별위원회를 둬 정부가 하지 못하거나 꺼리는 일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대리하는 역할도 한다. 대표적으로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참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이명숙·김영훈)’는 피해자에 대한 법적 구조나 관련법의 위헌소송 등에 나서면서 인권과 관련한 사회 여러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대한변협회장은 전국 변호사 2만여명이 직선제로 선출하며 임기는 2년이다. 49대 대한변협회장 선거에는 장 변호사와 김 변호사 2명만이 출마했다. 두 후보는 지난 2일 기호추첨 다음날인 3일부터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내년 110일 서울 합동연설회가 있기 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총 8회의 합동연설과 1회의 정책토론을 갖는다. 13일 조기투표를 거쳐 16일 본 투표가 진행된다.
 
대한변협회장 선관위가 지난 6일 각 후보에게 보낸 '인터뷰 제한' 공문.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