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결국 국정공백 사태가 현실화했다
. 정부는 가뜩이나 어려운 실물경제 추스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앞날은 깜깜한 게 사실이다
. 무엇보다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대에 그치는
'성장절벽
'이 우려되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도 코앞으로 다가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형국이다
.
일단 예상치 못한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심리를 급랭시키면서 실물경제가 침체되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내수 불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한국 경제 다잡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 4분기 0% 성장절벽 우려…금융위기 이후 제로성장은 처음
현재 한국 경제는 정치리스크가 경제리스크로 전이되면서 실물경제가 침체되고 있다. 이미 지난 3분기 우리 경제가 0.6% 성장하는 데 그치며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초 올 3분기 성장률은 0.7% 성장이 예상됐지만 성장폭이 쪼그라들었다. 갤럭시노트7 단종과 자동차업계 파업으로 제조업이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0.9%)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도 끝나면서 소비증가세가 둔화한 영향도 포함됐다.
문제는 4분기다. 예상치 못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로 이어지면서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최근의 정치발 경제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시장 혼란, 계속되는 소비·투자 둔화, 수출 부진 등을 종합했을 때 이번 분기 성장률은 0.0%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치리스크로 시작된 경제심리 불안은 투자와 소비, 고용의 내수 부문을 냉각시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향후 소비 경기의 방향성을 판단해주는 지표인 소비재수입액 증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수입재 증가율은 지난 8월 전년 비 8.3%에서 9월 4.4%, 10월 1.2%까지 내려앉았다.
경제심리도 위축됐다. 가계구매력이 취약한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급감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10월 기준치인 100포인트를 상회했지만 11월 들어서는 급락해 95.8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기업의 경제심리도 4분기 들어 빠르게 냉각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월 이후 지수가 하락하는 추세를 기록해 12월 72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설비투자 침체·건설투자 경기후퇴 조짐…고용위기의 시작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기업들도 움츠러들면서 설비투자 장기침체가 우려된다. 산업 구조조정 여파까지 맞물려 8월 중 반등하던 설비투자가 9월과 10월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의 확대, 시장수요 회복 지연 등의 요인과 더불어 제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은 9월 -4.0%에 이어 10월에도 -4.9%로 침체를 지속 중이다. 설비투자 선행지표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첩첩산중으로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한 축인 건설투자까지 경기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설투자는 여전히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생산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액 증가율은 올 2분기까지 증가세가 확대되다가 3분기들어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다. 또 건설수주액(선행지표) 상으로 민간 부문보다 공공 부문의 증가세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반면 민간 부문은 증가세가 약화할 신호가 발견되고 있다.
그동안 양호한 보습을 보였던 실업률조차 크게 높아지고 있다. 10월 실업률은 3.4%로 1년전 3.1%보다 크게 높아졌다. 취업자 수 증가분도 1월 33만9000명에서 10월 27만8000명으로 감소했다. 제조업의 경우 1월 14만5000명에서 10월 마이너스 11만5000명으로 대폭 감소세 전환을 보였다.
유일호 부총리, 탄핵 후 숨가쁜 행보…경제 다잡기 나서
이 같은 대내적 상황을 고려한 듯 탄핵 이후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각종 회의를 열고, 경제 다잡기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리스크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탄핵 후 한국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메시지 전달에 주력 중이다.
유 부총리는 지난 9일 탄핵안 가결 후 가장 먼저 관계부처 장관들을 불러 모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또 탄핵과 상관없이 정부는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란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10일에는 경제5단체장을 만나 실물경제를 챙기고,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내부 단속에 나섰다.
11일에는 외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글로벌신용평가사에 서한을 보내 대외신인도 관리에 나섰는데, 외신 기자들을 직접 만나 탄핵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지표의 움직임이 안정적이고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셈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한국의 정치·경제를 포함한 모든 국가시스템은 종전과 다름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충분한 수준의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해 신용평가사, 해외투자자 등에 진행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정부의 대응 의지 등을 전달할 것"이라며 "필요 시 직접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을 접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경제팀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에 "경제 분야는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돼 관계 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확실히 챙겨나가겠다"며 "경제현안점검회의·경제관계장관회의 등 관계부처 협업체계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이사대우도 "가장 시급한 것은 현재의 내수 불황이 고착화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경제의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고, 경제 관련 부처들 간 정책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