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냄새나고 비좁던 학교 화장실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와 휴식을 갖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초·중·고등학교 화장실을 밝고 쾌적한 공간으로 바꾸는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함께 꿈’ 사업을 통해 10월까지 186개 학교가 공사를 완료했다고 6일 밝혔다.
다른 79개 학교도 겨울방학까지 마무리해 올해 총 265개 학교 화장실이 변신을 완료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에도 교육청과 함께 175개 학교 화장실을 개선한 바 있다.
올해는 ▲양변기 설치 확대 ▲여성화장실 비율 확대 ▲양치공간 조성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설계에 초점을 맞춰 화장실 기능 개선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하는 복지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양변기 설치율이 30% 미만인 149개 초등학교는 양변기 설치율을 80% 이상으로 높여 아이들이 용변을 보러 집으로 가는 일이 없도록 개선했다.
또 여성용 변기 수를 늘려 남녀 화장실 비율을 기존 1.3:1에서 1:1로 조정했다.
구강건강 및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101개 학교에 양치공간을 새로 조성했으며, 자치구 보건소와 연계해 구강검진, 양치교실 같은 구강건강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일반학급의 장애학생 증가 추세를 반영해 장애학생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특히, 미동초, 신북초 등 59개 학교에서는 실제 사용자인 학생들이 교사, 학부모, 디자인디렉터 등과 함께 ‘화장실 디자인 TF팀’을 구성해 기획 단계부터 공사가 끝날 때까지 공동 참여했다.
TF팀은 총 5주 동안 현장조사, 사례조사, 공간 구상, 디자인 결정, 도면 확정의 과정을 거쳤으며,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공간과 디자인을 구성하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연령별, 성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개선이 이뤄지고 기능 중심의 시설 개선을 넘어 감성까지 채울 수 있는 공간, 학생들의 스토리가 담긴 공간으로 변신했다.
구로구 구로초등학교는 어둡고 칙칙하던 화장실에 구름, 별, 해 모양 조명을 설치해 한층 밝고 화사해졌고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칸막이, 거울, 벽, 세면 공간 등에 그대로 반영했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기술을 적용해 학생들이 VR기기를 착용하고 향후 지어질 화장실 내부를 직접 체험한 후 설계 오류를 검증했다.
또 개수대 높이를 아이들이 사용하기 편하게 낮추고 소변기 이용 폭을 넓게 조정했으며, 양치대 설치시 수도꼭지 개수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복도 통행 폭 등 이동상 불편한 점을 개선했다.
구로초 학부모 이근미씨는 “냄새나고 비좁던 화장실이 쉼, 휴식, 재미의 공간으로 변했다”라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된 화장실이 이제는 학교의 자랑거리”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강남구 밀알학교는 장애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샤워실, 탈의실, 대기공간이 마련됐으며, 벽걸이 수족관이 설치된 양치대 위에는 장애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타일에 반영됐다.
은평구 신진자동차고등학교는 자동차 전문학교의 특성을 살려 공용공간 벽에 자동차 모양의 3D그래픽이 설치됐으며 화장실 타일, 문 등에는 카레이싱 깃발, 타이어, 계기판 등을 디자인했다.
사업에 참여한 정재헌 디자인디렉터는 “학교 화장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모두 똑같은 디자인이었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학교 고유의 스토리가 담긴 화장실로 바뀌고 있으며, 디자인 TF회의를 통해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을 실현하는 감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학교 화장실의 변신 전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시회와 캠페인을 7~8일 서울광장 서편에서 개최해 이번 사업의 성과를 시민들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전시회에는 지난해와 올해 개선된 학교 중 우수 교의 화장실 사진이 전시되며, 인증샷 찍기 등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도 진행된다.
김용복 서울시 평생교육정책관은 “아이들의 인성과 꿈을 키워가는 소중한 학교 공간이 바뀌면 우리 아이들의 생각도 바뀐다”라며 “미래 주인공인 우리 학생들이 이용할 학교 화장실 개선 사업에 학부모는 물론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으로 바뀐 구로초등학교 모습.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