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회계 정보는 기업의 신용평가와 투자를 결정하는 자본시장의 기초 자료다. 현재의 외부감사 품질을 개선시키는 데 있어 적정 감사보수는 필요조건이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사진)은 지난 2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회계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전규안 숭실대 교수와 윤용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참석해 현행 외부감사제도에 대해 진단하고,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감사보수 개선 방향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사진/공인회계사회
전규안 숭실대 교수는 회계감사에 대한 지출은 분식회계를 막기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감사보수는 자유수임제가 원칙으로, 기업과 감사인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1999년 2월까지는 기업의 자산총계에 따른 기본보수에 일정비율을 가산하는 식으로 감사보수가 책정됐으나 제도가 폐지된 후 현재의 자유수임제가 유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회계감사에 있어 가격 경쟁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전 교수는 "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 기타 전문자격사의 서비스는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와 서비스 수혜자가 일치하지만, 회계감사의 경우 비용부담자가 기업인 반면에 수혜자는 주주, 채권자, 직원이기 때문에 기업은 회계감사를 규제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즉, 서비스 수혜자와 비용부담자가 다르다는 인식 때문에 기업은 고품질의 서비스(엄격한 감사)를 원하지 않고, 적절한 비용을 지급하길 꺼린다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외부감사의 저가격·저품질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감사보수 현황을 보면, 2006년(100%)과 비교해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1년 총감사시간과 총감사보수가 각각 132.0%, 119.5%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총감사시간과 총감사보수는 각각 147.7%, 135.9%로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을 기준으로 시간당 감사보수는 2006년 100% 대비 82.5%로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감사위원회 역할 강화와 새로운 감사보수기준 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 교수는 "감사위원회 감사인 승인권을 선임권으로 전환하고, 이들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독립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 등 이해관계자도 감시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최저표준투입기준 등으로 감사시간과 보수기준을 정해 현재의 감사실패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윤용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외부감사는 단순한 위임계약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새로운 계약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윤 변호사는 "회계감사는 피감법인, 회계법인, 회계정보이용자 등 3자구조로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며 "회계감사계약을 단순히 위임계약으로 보는 전통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계약론을 반영한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이나 행정규제기본법 등 인접 규제 법령 내에서 새로운 계약론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행 감사인지정제도는 대부분 재무상황이 악화된 회사 등이 대상인데, 감사인지정을 요청할 수 있는 주체를 일정한 수준 이상의 채권자 등 회계정보 실수요자까지 확대하거나 감사인지정 사유를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