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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검사·제재개혁 만족도 상승"…현장에선 "여전히 미흡" 평가
건전성 검사, 확인서·문답서 폐지 등 '긍정'…은행·보험사, 행정지도 눈치보기 여전
입력 : 2016-10-26 오후 6:36:33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당국의 자체 조사 결과 금융사에 대한 검사·제재개혁에 대한 금융권의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행정지도의 성격으로 개입하고 있어 금융사들의 눈치보기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에 대해선 리스크 사전 점검이라는 명목으로 가계대출 옥죄기에 들어갔고, 보험사에는 소멸이 다 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제재권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년여간 추진해 온 검사·제재개혁이 현장에 뿌리내리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2016년 검사·제재개혁 현장 체감도·만족도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올 상반기 금감원 검사를 받은 금융회사 검사팀 14명과 금감원 검사역 6명 등 총 2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금융당국은 작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검사·제재개혁에 대한 인지도와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진행한 주요 과제는 ▲건전성 검사와 준법성 검사 구분 실시 ▲확인서ㆍ문답서 폐지 및 검사의견서 교부 ▲금융회사 임직원 권익보호 강화 ▲개인ㆍ신분제재에서 기관ㆍ금전제재로 전환 ▲금융회사 자체징계 자율성 강화 ▲제재대상자의 반론권 강화 등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가운데 '건전성 검사', '확인서·문답서 폐지' 등 초기에 시행된 과제에 대한 체감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혁의 성과와 영향에 대해서도 전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건전성 검사 구분 실시, 확인서·문답서 폐지 등 검사개혁이 본격 시행돼 현장에 적용되고, 금전제재 강화 등 제재개혁도 법제화가 계획대로 진행됨에 따라 현장 체감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재 개혁을 위한 금융법 개정 등 법제화가 필요하며, 완전한 안착을 위해서는 검사역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금융회사의 자율적 징계조치와 관련해 금융사별로 자체 징계 수준이 상이해 형평성 문제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먼저 제재대상 해당 여부를 신속하게 알 수 있도록 검사종료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제재심의위원회 부의예정사실을 통지하는 '신속통지제도'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렸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진행과정을 바로 알려주니 반론 준비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90일 이내로 경직적으로 운영하면 검사내용의 사실관계를 소명하는데 일정이 촉박해질까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의견서 발부시, 제재심 회의시 등 여러차례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소명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은 제도에 대한 오해로 보인다"며 "홍보과 관려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사들은 5년이 지난 금융회사 임직원의 위법행위에 대해 제재하지 않도록 하는 '제재시효 법제화'에 대해 법제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법제화가 되지 않으면 당국수장이 바뀌는 등 상황변화에 따라 무효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5년 제재시효를 두는 것은 과거 10년 전의 사실까지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더라도 제도취지가 변화지 않도록 법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이 제재시효제도"라며 "행동지도를 통해 금융사 내규에 반영토록 했는데 관련 법률과 하위법규 개정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시장자율 성격으로 검사·제재 개혁을 진행중이지만 금융권에서는 눈치보기가 여전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련한 인위적 총량관리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급격한 금융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당국에서는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현황을 파악하라는 지시라고 설명하지만 은행권은 사실상 가계 대출을 더이상 늘리지 말고 증가율을 둔화시키거나 대출 자체를 축소하라는 의미로 읽히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목표액과 리스크 점검 현황을 제출하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상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으라는 것"이라며 "올해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라 대출금리 인상 정책 말고는 쓸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보험업권의 경우 소멸 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을 놓고 법원과 금융당국의 입장이 엇갈려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현재 일부 대형 손보사들은 약관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금감원의 권고를 거부하고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대법원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지만 금감원은 사법부 결정과 상관없이 보험사들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자살보험금도 지급해야 한다며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약관에 명시된 대로 자살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은 신협 협동조합중앙회에 '자율처리'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금감원이 자살보험금 미지급 보험사를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후 첫 사례로 보험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대법원이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는데도, 금융당국이 지급하지 않으면 제재권을동하겠다고 하니 혼란스럽다"며 "금감원의 중징계를 예상하고 소송을 준비중인 곳도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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