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문건 유출 인정·사과…박 대통령 검찰 수사 받나
형법상 공무상기밀누설 적용 가능…대통령기록물관리법도 문제
입력 : 2016-10-25 오후 4:38:5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담화문을 통해 연설문 등을 최순실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검찰 수사가 청와대까지 번질 양상이다.
 
그동안 검찰은 최씨와 관련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등 주변인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지만 박 대통령의 사실 인정으로 이제는 최씨 본인은 물론 박 대통령이 직접적인 수사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이날 담화문 발표에서 최씨에게 전달한 문건이 연설문이나 홍보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국민 또는 외교 관계 연설문 등은 국가안보와 외교에 관한 사항으로 국가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밀 사항에 준하기 때문이다.
 
법리상 이견이 있지만 실제로 작성 중인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문이나 외국 순방 중 발표문 등은 작성 중이라 하더라도 대외비 등 비밀에 준하는 보안 사항이라는 것이 전 청와대 관계자를 비롯한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국무회의록까지 최씨에게 전달된 정황이 있어 국가 기밀사항이 고스란히 최씨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법리적 해석으로는 최씨에게 문건 전달을 지시 또는 묵인한 박 대통령과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정모 청와대 비서관은 형법이 정한 공무상비밀누설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 진행을 살펴봐야 하지만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여부도 문제될 수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이날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통해 사과한 것을 보면, 이런 법리적 쟁점에 대한 검토를 이미 마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사가 시작될 경우 청와대 측에서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 규정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규정 중 '재직중'과 '소추'를 두고 법 실무계와 학계는 여론이 분분하다. 대통령 재직중에는 증거물 확보차원의 수사는 받되 다만 기소하지 못한다는 해석과 소추라는 것이 형사상 기소이고, 형사상 수사는 기소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재직 중에는 수사도 허용 안 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런 쟁점들이 향후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깨야 할 벽인 셈이다. 검찰의 수사 의지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최씨와 최씨와 함께 청와대로부터 전달된 문건을 열람한 딸 정유라씨는 공무상비밀누설죄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형법 127조 공무상비밀누설죄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공무원만을 처벌한다. 대법원 판례 또한 같다.
 
이에 따라 최씨 모녀에 대한 검찰 수사는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의혹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르재단 등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팀장 한웅재 부장)'은 의혹을 보도한 JTBC로부터 최씨의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 PC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검찰은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메일 등을 주고받은 사람을 특정한 뒤, 강제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모든 사실을 인정한 만큼 청와대도 강제수사 대상에서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 발표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