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두산밥캣이 상장을 연기하는 등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10일 두산밥캣은 현재 진행중인 IPO를 증권신고서 수정 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공모 물량이 많았던 점 등 몇가지 시장 여건과 맞지 않은 요인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를 감안해 공모물량 등을 시장 친화적인 구조로 조정해 IPO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1960년 세계 최초로 스키드 스티어 로더 제품을 출시한 뒤 50년 넘게 글로벌 1위를 지켜왔다. 현재 한국에 글로벌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세계 20개 국가에 31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기업공개를 통해 총 4898만1125주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희망공모가는 4만1000~5만원이었으며 공모 예정 규모는 2조82억~2조4490억원이었다. 오는 2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증권업계는 두산밥캣의 상장 연기 이유를 많은 공모물량과 함께 높은 공모가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희망 공모가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1~22.1배다. 국내 기계 업종의 PER 12~13배 대비 높았다는 것이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공모물량이 많다 보니까 소화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공모주 시장이 안 좋았던 등 다양한 부분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신청한 공모가격이 기존 회사 측의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을 크게 하회했던 것이 원인”이라며 “밸류에이션 배수를 결정하는 두산밥캣의 장기 이익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고민과 한국 기계업체들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물량 이상의 투자의사는 확인했으나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는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 있었다”며 “상장을 재추진한다는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 한 만큼 상장 시기와 공모구조가 조정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은 오는 11월이나 내년 1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텔롯데에 이어 두산밥캣까지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면서 공모주 시장의 냉각기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중소형주의 경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던 반도체 중고장비 전문회사인 서플러스글로벌은 금융위원회에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까사미아도 지난 8월 상장을 철회했다. 이 밖에 헝셩그룹, 화승엔터프라이즈 등이 공모 청약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상장 준비기업들이 공모가를 너무 높게 잡고 있어 시장에서도 멀리하게 된 것”이라며 “공모가 산정이 계속 높게 이루어진다면 IPO 시장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또다른 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다음달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며 공모금액은 최대 2조2500억원이다. 넷마블도 지난달 30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거래소에 제출, 이르면 올해 연말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