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며칠 전, 재밌는 통계 자료가 나왔다. 몇 년 전부터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접구매, 일명 '해외직구'가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 2분기에는 오히려 '해외 역직구' 거래액이 해외직구를 뛰어넘었다는 소식이다.
즉,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해외 소비자에게 국내 제품을 판매한 거래액이 증가했다는 의미이고, 해외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내 제품을 직접구매한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한류(韓流)' 열풍 때문이다. 한류란 1990년대 말부터 아시아에서 일기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을 일컫는 말로, 1996년 한국의 텔레지번 드라마가 중국에 수출되고 2년 후 가요가 알려지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문화가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됐다.
통계청의 '2016년 6월 온라인쇼핑 동향' 통계를 보면 2분기 해외 직접구매액은 4974억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3.0%나 급증했다.
반면에 2분기 해외 직접구매액은 41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했다. 해외 직접판매액은 지난 1분기에 처음으로 직접구매액을 넘어섰는데, 이런 추세라면 연간으로도 직접구매액을 훨씬 앞지를 전망이다.
(자료=통계청)
2분기 해외 역직구의 증가세는 올 초 국내 지상파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 영향이 크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된 '태양의 후예'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기 덕분에 드라마에 나온 관련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중국에 대한 전자상거래 수출액은 2분기 3732억원으로 전체의 75.0%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국(7.0%), 일본(6.4%), 아세안(ASEAN·3.9%)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대(對) 중국 역직구 판매액은 103.1% 급증했다. 상품별로는 화장품이 전체 온라인 해외판매액 가운데 3분의2 가량(67.0%)을 차지했다.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 비중도 17.6%였다.
(자료=통계청)
실제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방영된 이후 여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송혜교가 극중에 사용한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의 '투톤 립바', 일명 송혜교 립스틱 판매량은 지난 3월 전월보다 556%나 폭증했다. 3월 한 달간 16만개 이상 팔리면서 다른 립스틱 매출액의 15배를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송혜교 극중 스타일'로 검색하면 약 10만 건에 달하는 상품이 검색될 정도로 중국에서 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역직구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략과 상품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해외 직구를 통해 한국 시장을 내주는 만큼 역직구로 해외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며 "온라인 쇼핑 업체의 국제화를 지원해 역직구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초 국내 지상파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배우 송혜교(왼쪽), 송중기(오른쪽)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