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한국 유도가 세계랭킹 1위 타이틀을 가진 '금메달 후보'들의 잇따른 탈락으로 '노 골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안창림(수원시청)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도 남자 73kg이하급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8위 디르크 판 티첼트(벨기에)에게 절반패했다. 세계 1위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안창림은 조기 탈락한 뒤 '맞수' 오노 쇼헤이(일본)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지켜봤다.
이날 경기 시작 47초 만에 지도를 따낸 안창림은 이후 잡기 싸움에서 티첼트에게 밀리며 제대로 된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이후 종료 2분을 남기고 업어치기를 노렸다가 오히려 되치기 당하며 절반을 빼앗겼다. 남은 시간 안창림은 만회를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안창림은 연신 고개를 떨어뜨리며 패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자 60kg이하급 세계 1위 김원진(양주시청)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지난 7일 8강전에서 세계 18위 베슬란 무드라노프(러시아)에게 한판패 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갑작스러운 패배에 전의를 상실한 김원진은 '천적'이자 세계 8위인 다카토 나오히사(일본)와 패자부활전에서도 유효패 하며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큰 대회만 되면 무너지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8일엔 66kg이하급 세계 1위 안바울(남양주시청)이 결승에서 세계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예기치 못한 한판패를 당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안바울은 절대 맞수이자 세계 6위인 에비누마 마사시와 4강전에서 이기며 금메달 희망이 부풀어 올랐지만, 정작 바실에게 기습 공격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세계 1위는 아니지만 2위로 유력한 우승 후보로 뽑힌 김잔디도 9일 여자 유도 57kg이하급 16강전에서 세계 11위 하파엘라 시우바(브라질)에게 절반패 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4년 전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16강에서 무너졌던 김잔디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16강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4년 뒤를 기약했다.
한국 유도는 지난 7일 정보경(안산시청)이 여자 48kg이하급 결승에서 파울라 파레토(아르헨티나)에게 절반패 하며 깜짝 은메달을 따냈고 안바울 이후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세계 1위'에 올라 있던 김원진, 안바울, 안창림이 따라 조기 탈락하면서 충격 여파가 더 커졌다. 확실히 금메달 사냥에 나서 줄 것을 보였던 이들이 갑자기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한국 유도의 근심이 커졌다.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11개의 금메달을 따냈던 유도는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번 대회도 세계 1위에 오른 선수들이 즐비해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높은 랭킹은 아무 소용없었다. 뒷순위 선수와 격차는 종이 한 장 차이였고 실력 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세계 1위 랭킹표를 안고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 중 남자 90kg이하급 세계 1위 곽동한(하이원)만 남았다. 경량급 선수들이 전멸한 가운데 곽동한은 10일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노린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제패했던 만큼 후보로서 확실한 방점을 찍겠다는 계산이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초반 '노 골드'로 부진하던 한국 유도는 막판 남자 81㎏이하급 김재범과 90㎏이하급 송대남이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건 전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안바울이 8일 2016 리우 올림픽 유도 남자 66kg이하급 결승에서 파비오 바실에게 금메달을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