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급변하는 서점 환경 속에서 출판문화 선진국의 경우 도서정가제의 정착, 우수독립서점 인증제도, 독서 문화 확산 등으로 독립서점을 계속해서 측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서점들의 경우에도 자체적인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며 스스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구하는 중이다.
온라인 서점의 강세로 오프라인 독립서점들이 타격을 입는 것은 출판 선진국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서점의 구조적인 어려움과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서점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해외출판정책 연구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는 서점 생태계를 보호하고자 오랫동안 엄격한 도서정가제를 유지하는 한편, 독립서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우수독립서점 인증라벨제도를 비롯해 대출, 보조금지원, 공동 카탈로그 제작 지원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4년 6월에는 프랑스 의회에서 소위 '반아마존법'을 제정해 주목받았다. 프랑스 상원 의회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랑스의 독립서점들을 살리고자 '인터넷 서점의 할인 및 무료 배송'이 금지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도서정가제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는 출판진흥활동도 눈길을 끈다. 프랑스의 서점창업개발협회(ADELC)는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독립서점의 발전과 경영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또 지역간도서및독서연맹(FILL)은 지역단위에서 다양한 독서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특히 ADELC은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는 30여개의 출판사가 운영 예산의 대부분을 부담하며 운영돼 주목된다. ADELC은 문화커뮤니케이션부 산하 공공 기관인 국립도서센터(CNL)와도 긴밀히 협력해 신설 서점 지원, 기존 서점 보완 및 확장 지원, 폐점 위기에 놓인 서점의 인수자 물색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다만 사업 추진과 운영 면에서는 CNL로부터 철저히 독립성을 유지한다.
또 다른 출판문화 선진국인 독일에서도 최근 독립서점 지원 정책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다만 자율 경쟁을 장려하는 가운데 특정 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먼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독일에서도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적유통사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또 출판 산업 자체가 위축되고 있긴 하지만, 특정한 사업자들에게 장려금이나 지원 정책을 펼칠 경우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독일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오프라인 서점이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시장 점유율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일반종합서점은 2015년 현재 모든 출판업계 매출의 49.2%를 차지하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시장점유율 50%에 근접하고 있다. 반면 독일출판서점협회의 추정에 따르면 인터넷 도서 판매는 같은 기간 -3.1%의 매출 감소가 예상됐다. 독일의 한 출판 전문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서점업계가 콘셉트 개발과 현대화에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출판 시장에서 중소 규모 독립서점의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경제적인 지원 외에 독서 인구를 확충하기 위한 서점 자체의 구체적 전략 모색이 중요하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츠타야 서점을 기획해 성공시킨 일본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의 마스다 무네아키는 자신의 저서 '지적자본론'을 통해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플랫폼마저 넘쳐나는 시대에 제안하는 것, 즉 큐레이션이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책을 팔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니 책이 팔렸다"는 무네아키의 말은 국내 독립서점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