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위험 부담이 높은 부실채권(NPL)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이는 기업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기업·우리 등 주요 은행들은 올 하반기에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에 부실채권 3127억원가량을 매각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부실채권 매각 주관사로 EY한영을 선정하고 오는 9월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상반기 6474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부실채권 673억원 매각을 진행한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1487억원가량의 부실채권을 매각한다.
우리은행은 중국 화푸빌딩에 대한 부실 대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서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이 건물에 투자한 파이시티에 대해 38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섰다. 결국 파이시티가 파산하면서 이 채권은 부실화됐다.
이번 매각이 성공하면 우리은행은 3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에도 706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신규 부실채권(2660억원)의 2.5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밖에 KEB하나·국민·농협은행 등도 부실채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 규모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 입찰 규모는 지난해보다 10.8% 증가한 2조375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에만 1조9200억원의 부실채권이 매각됐다.
이처럼 은행권이 부실채권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올 하반기 본격화되는 기업 구조조정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올해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 32개사를 선정했다.
금감원은 이들 금감원은 구조조정대상 기업들에 대해서는 워크아웃 등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 유도할 계획이다.
자산건전성 규제인 바젤Ⅲ 도입도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바젤Ⅲ 도입으로 은행들은 오는 2019년까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현재 8.0%에서 오는 2019년까지 10.5%로 끌어올려야 한다. 여기에 국내 시스템적 주요 은행(D-SIB)으로 선정되면 그 비율은 11.5%로 높아진다. KEB하나, 신한, 국민, 우리, 농협 등은 지난해 말 D-SIB으로 선정됐다.
다만, 자기자본비율에 부실채권은 부채로 인식돼 추가 자본금을 쌓아야만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시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바젤Ⅲ 도입으로 은행권의 자본 확충은 가장 큰 과제"라며 "은행들은 앞으로도 부실채권 매각을 늘리고 신규 고정이하여신을 줄이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본격화되는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해 부실채권(NPL)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왼쪽부터)신한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본사.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