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일본의 수출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흥국의 수요 둔화와 엔화 강세, 브렉시트 등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수입 역시 18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계속돼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주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회의에서 경기를 진작시킬만한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수출, 전년비 7.4% 감소

25일 일본 재무성은 6월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14.0% 감소와 직전월의 11.3% 감소를 모두 웃돈 결과다.
이로써 일본의 수출은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10월 -2.1%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은 11월과 12월 각각 -3.3%, -8.0%를 나타냈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각각 -12.9%, -4.0%를, 3월과 4월에도 -6.8%, -10.1%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 역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8% 급감했다. 시장 전문가들 예상치인 19.7% 감소를 웃돌았지만 직전월의 13.8% 감소를 하회한 결과로 18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6월 무역수지는 693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직전월의 410억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이자 시장 예상치인 4950억엔 흑자를 상회한 결과다. 다만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커져서 발생한 ‘불황형 흑자’ 구조였다.
해외수요 감소·엔화 강세 영향
지난달 일본의 수출 부진은 신흥국에서의 수요 감소와 엔화 강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줄었다.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수출은 10.6%,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도 각각 6.5%, 0.4% 감소했다.
엔화 강세도 일본 수출품의 가격을 높여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미 달러화에 비해 약 13% 가까이 절상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브렉시트 가결 후 엔화가 한때 달러당 100엔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품목별로는 철강과 연료 수출이 각각 24.2%, 25.1% 급감했다. 다만 로이터는 이 기간 미국으로 식료품 수출 증가, 중국에서의 자동차 수요 증가로 수출 증가율의 낙폭이 전월에 비해 다소 줄었다고 평가했다.
미야가와 노리오 미즈호증권 수석 전략가는 “미국 경기 회복이 일본 수출에 다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입의 경우 저유가와 엔고에 원자재 수입 비용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저유가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원유, 카타르에선 액화천연가스 수입 비용이 줄었다”며 “엔고 또한 수입물가를 떨어뜨려 수입액 감소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도쿄의 한 항만 근처에 수출 콘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AP
BOJ, 부양에 시동거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향후 브렉시트 여파에 엔화 강세 기조가 더 심해질 경우 무역 경기가 더 심각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SMBC닛코증권은 보고서에서 “내년 3월까지 달러·엔 환율이 100엔선에 머무를 경우 수출 기업의 순익이 26.1%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르셀 티엘리안트 캐피탈이코노믹스 전략가도 ”올해 엔화 강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며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수출기업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역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최근에는 생산과 소비, 제조업, 물가 지표도 전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현재로선 BOJ가 오는 28~29일 추가 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로이터는 3명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 “정부가 20조엔 규모의 부양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며 “BOJ 역시 이번 회의에서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양 수단으로는 추가 금리인하, 국채매입 규모 확대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OJ가 헬리콥터머니 등 극단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며 “기존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금융정책을 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리오 미즈호 증권 전략가는 “일본 정부의 부양 정책은 국내 수요 진작에 정확히 맞춰질 때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오로지 시간을 끄는 전략밖에 될 수 없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