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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우리 아이가 ‘수포자’? 답 보다 풀이법 찾게 해야
초등 수포자 36.5%···"연산 아닌 사고력 필요"
입력 : 2016-06-21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수학을 포기한 아이들, 일명 ‘수포자’가 초등학교에서도 급속히 늘고 있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해 전국 초·중·고등학생 77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학생 36.5%, 중학생 46.2%, 고등학생 59.7%가 수포자로 조사됐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왜 일까? 대구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김진호(52) 교수는 "수학적 사고력을 발달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지 못한 채 수학공부를 하게 되면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쳐 포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수학 지식만을 주입해왔다. 지식은 성인이 돼서도 쌓을 수 있지만 사고력은 감각을 바탕으로 키워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다져놓지 않으면 쉽게 형성될 수 없다. 김 교수와 함께 사고력을 키우면서 스스로 수학에 자신감을 갖고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수학적 사고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아이들이 수업 중에 배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을뿐더러 이를 토대로 배우지 않은 내용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이가 이해한 것을 스스로 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때 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풀었는지를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에게 '엄마 눈은 두 개, 아빠 눈도 두 개, 네 눈도 두 개야. 그럼 우리 가족의 눈은 모두 몇 개일까?'라고 물었다고 가정하자. 아이가 '모두 6개'라며 답을 맞혔다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어떻게 구했어?'라고 반드시 질문해 스스로 풀이 방법을 찾게 한다. 아이가 '3 더하기 3으로 구했어요'라고 말한다면, 다시 '어떻게 한 건데?'라고 묻는다. 아이는 '아빠 오른쪽 눈, 엄마 오른쪽 눈, 내 오른쪽 눈, 이렇게 오른쪽 눈이 3개, 왼쪽 눈도 3개, 그래서 3 더하기 3은 6이지'라고 대답한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어떻게 질문을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지만, 답이 아닌 아이의 사고 과정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스스로 풀이방법 찾게 해야
 
스스로 풀이 방법을 찾아낼 수 있어야 사고가 발달한다. 단, 교사 또는 부모가 먼저 이야기해 줘서는 안 된다. 모든 문제는 풀이 방법이 다양하다. 하지만 교과서 수업은 특정한 풀이 방법만을 강요한다. 특정한 방법만이라도 배워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스스로 풀이 방법을 찾아보라고 하면 교과서에서 제시한 방법만이 아닌 다양한 풀이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고력이 향상된다.
 
같은 문제도 풀이방법 여러 개
 
예를 들어 '36+27'을 풀어 보자. 교과서적인 방법은 먼저 일의 자리인 6+7=13을 구한 뒤, 1을 십의 자리로 받아 올림한다. 그리고 나서 십의 자리 덧셈 3+2+1=6을 구한다. 그래서 답은 63이다. 그런데 36의 일의 자리인 6을 3과 3으로 가르기 해서 27을 30으로 만들고, 30을 더해서 60을 만든 뒤, 60에 3을 더해서 63이라는 답을 구할 수도 있다. 36+0+27로 풀 수도 있다. 0을 4-4로 생각해서 36+4-4+27로 바꾸고 40+23=63으로 답을 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평소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푼 아이들은 사고의 유연성이 발달하게 된다.
 
정확한 근거를 대게 하라
 
자신이 하는 말에 항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연습시켜 줘야 한다. 논리적 사고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수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선, 부모가 먼저 아이와 대화할 때 이유를 들어 말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야 한다. ‘무조건’, ‘그냥’이라는 두루뭉술한 말은 피하고 정확한 근거를 대는 대화를 해보자. 이런 논리적 사고는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도 발달할 수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 활용되고 있는 많은 문제가 논리를 다루고 있지 않다. 다행인 것은 사고력 수학 도서나 일부 학습지들이 논리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단계 어려운 문제 줘야
 
조금은 풀기 어려운 문제를 주는 것이 사고력에 도움이 된다. 쉬운 문제를 푸는 것은 공부를 시작할 때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어렵다고 위축되지 않고 자신 있게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력을 키워 주기 위해서는 조금은 어려운 문제를 주어야 한다. 쉬운 문제를 풀 때는 사고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아이의 현재 수준을 파악한 다음 그 수준에서 도전적인 문제들을 제공할 때, 사고력이 발달된다.
 
처음엔 늦어도 나중에 빨라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현재 이해 정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 교과서에 제시돼 있는 순서대로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아이의 이해 정도에 따라 진도가 빨라질 수도 있고 느려질 수도 있다. 부모들은 유연해져야 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학습법으로 공부하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진도가 뒤쳐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시도하다 중간에 포기하는 부모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학습만이 스스로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하는 능력이 생기면 그 후로는 오히려 진도를 빨리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마지막으로 꾸준한 공부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벼락치기 공부법은 좋지 않다.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씩, 한 번에 2시간씩 수학 공부를 하게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은 누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생각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공부한다. 이러한 지적 희열은 자신이 남들과는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음을 스스로 인지할 때 발생한다. 그러면 교사나 부모가 '공부해, 공부해' 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하게 되는 것이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윤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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