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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금융당국 소규모펀드 정리, ‘운영의 묘’ 필요하다
입력 : 2016-06-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소규모 펀드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이 이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그동안 자산운용업계가 경쟁사 펀드를 따라하거나, 유망하다고 싶은 펀드를 경쟁적으로 만들어 내는 등 소규모 펀드가 난립하면서 결국 투자자 피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설정금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펀드는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불가능하고 효율적인 분산투자가 곤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고정비용은 펀드의 규모와 관계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펀드의 규모가 작을수록 펀드운용의 비효율성이 발생하는 측면도 고려됐다. 
 
그리고 현재까지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6월말 815개에 달했던 소규모 펀드는 올해 5월말 400여개 초반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그렇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5월말 기준 소규모 펀드의 비율은 20%인데 당국의 목표는 이달 말 11%, 12월 말 5% 이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열린 ‘금융관행 개혁 추진 1주년’ 토론회에서 금감원은 소규모 펀드 정리가 당초 목표보다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취재 중 만난 대다수의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당국의 취지에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당국이 목표를 맞추기 위해 보다 강도 높게 압박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했다. 일부 업체는 기존 소규모 펀드를 잘 운용하겠다는 의견을 당국에 제시했는데, 목표달성이 어렵다는 계산하에 불이익 감수하고 미리 ‘선수’를 쳤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펀드를 정리하기가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당국의 방침을 지키기 위해 고객들에게 소규모 펀드 정리 방침을 전달하면 ‘왜 나한테 그런 상품 팔았어?’ 등으로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있다”며 “현재 운용사에서 이 방안과 관련한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며, 12월말까지 5% 목표 달성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수익성이 좋지 않은 펀드부터 줄였는데, 이제는 감축할 대상도 찾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그렇다고 수익성이 높은 소규모 펀드를 줄일 수는 없는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항변했다. 또한 수익성이 좋지 않아 정리했는데, 나중에 업황이 좋아졌다면 이 경우도 투자자 피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당국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금융개혁 성과가 미진하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또한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면 해결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이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편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무리한 실적 맞추기보다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옥석 가리기와 융통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김재홍 증권부 기자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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