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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균 야구협회 국장 "수서경찰서 수사 결과 불공정"
"대학 입시 위한 실적증명서 발급 제한 기준 모호"
입력 : 2016-06-07 오전 10:57:04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나진균 대한야구협회 대외협력국장이 자신을 둘러싼 수서경찰서 수사 발표에 "편파 불공정 수사"라고 반박했다.
 
나 국장은 7일 '6월5일자 수서경찰서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반박'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수서경찰서의 불공정한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범행 동기 등 기본적인 3개 항목을 공개 질의한다"면서 "경찰이 부정발급을 주장하는 근거인 해당 규정은 지난 15년간 사문화된 규정에 불과한데도 경찰은 편파수사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6일 수서경찰서는 대한야구협회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나 국장을 포함한 대학 야구감독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경기실적증명서를 부정 발급하는 등 대학입시 업무방해를 했다고 당시 수서경찰서는 설명했다.
 
이에 나 국장은 "입시비리라고 하면 학부모나 대학 감독으로부터 돈을 받는 등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저는 이 사건 이전에 해당 학부모나 대학 감독 등과 만난 적도 없고 전화 통화마저 없었다"면서 "1년이 넘는 장기수사 과정에서 저에 대한 광범위한 금융계좌 추적 결과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수서경찰서는 제가 생판 모르는 학생을 위해 부정입학을 시켜주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서경찰서가 말하는 저의 이러한 행위의 동기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또 나 국장은 당시 실적증명서 발급 상황에 대해서도 '녹취록 발췌분'이라며 반박했다.
 
나 국장은 "2015년 9월 16일 2시경 점심 식사 후 사무실로 들어오니 협회사무국 입구에 코치와 학부모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제가 지나치는 길에 무슨 일로 왔는지를 물어보니 코치와 학부모들이 대학에 제출할 실적증명서를 발급받으러 왔는데 문제가 있어서 얘기하는 중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무슨 영문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담당 직원인 운영팀 황정주 과장에게 물어봤다. 황 과장은 대학 진학 때 학교에 제출하는 실적증명서 발급시 1이닝 3타석이라는 발급제한기준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저는 황정주 과장에게 서류발급에 그러한 기준이 있다면 근거 규정을 확인해보고 싶으니 해당 규정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황정주 과장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해당 규정이 없다고 했다. 이에 저는 근거 규정이 없다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물어봤다. 황정주 과장은 자신이 입사할 당시인 10년 전부터 선배들의 지시에 따라 1이닝 3타석이 실적증명발급기준이라고 알았기에 지금까지 관행대로 그렇게 발급해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 국장은 "당시 저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근거 규정도 없이 실적증명을 발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추후에 해당 부모가 이의제기하면 답변을 할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법적 다툼의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실적증명을 발급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자 황정주 과장은 근거 규정 확인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내년부터는 반드시 관련 규정을 제정하도록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황정주 과장은 관행적으로 지켜온 기준이라 할 수 있으므로 발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이의제기를 했다. 1이닝 3타석이라는 기준 자체가 누구에 의해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 객관성이 있는 절차를 밟았는지를 황 과장에게 확인해봤다. 하지만 황정주 과장은 그러한 것 또한 잘 모르고 단순히 선배인 김용균 운영팀장이 하던 대로 시행해 왔음을 설명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나 국장은 "사무국장이던 제가 LG트윈스 프로야구선수 출신임에도 이러한 제한규정은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무슨 근거로 1이닝 3타석을 채우면 그 선수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준을 갖췄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나 황정주 과장은 답변을 못하고 단지 선배들로부터 내려온 관행이라는 점만 되풀이했다"고 설명했다.
 
또 나 국장은 "당시 윤정현 전무이사에게도 이번 일은 해당 부모에게 법적 소송을 당할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다음연도 입시에는 근거 규정을 만들어서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을 설명했다"면서 "당시 윤정현 전무도 그런 규정은 자신도 몰랐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실적증명을 발급한 당시의 상황 그대로다. 잘못된 것을 고치라고 지시한 것이 도대체 왜 죄가 되는지 수사기관은 답변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나 국장은 "그동안 수사결과를 빨리 발표하라고 계속 주장하였음은 주위 야구계 관계자들이 모두 지켜보아서 알고 있다. 반면 수서경찰서의 수사결과 발표를 보면 사실관계가 지극히 간단하다"면서 "그렇다면 수서경찰서가 이렇게 간단한 사건을 1년 넘게 장기 수사한 이유는 무엇이고 오히려 조사를 받던 본인이 수서경찰서를 수십 차례에 걸쳐 방문해 수사결과를 계속 독촉했던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나 국장은 "지난 5월3일에 발표한 대한체육회의 야구협회에 대한 특별감사결과에서도 인터넷 발급방식의 경기실적 발급시스템으로 제도 개선하라고 했다. 이번 사건 역시 야구환경의 변화에 맞지 않는 현재의 경기실적 발급 시스템에서 비롯한 것이었다"며 "향후 검찰에서 수박 겉핥기가 아닌 철저한 수사를 통해 대한야구협회 부정부패의 본질을 밝혀 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이번에 횡령혐의가 드러난 김종업 전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의 행위 등 대한야구협회의 그간 부정부패를 개혁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러한 의문에 수서경찰서 담당 수사관은 "검찰 송치 의견을 결정해 사안을 검찰로 넘긴 것"이라며 "사건의 옳고 그름을 지금 단계에서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여러 당사자들을 불러 수사해 시간이 걸렸다"면서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었다는 식의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나진균 대한야구협회 대외협력국장. 사진/나진균 국장 제공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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