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안하는 것일까. 못하는 것일까. 전국 신도시나 혁신도시 등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분양권 전매 과정의 다운계약이 성행하고 있지만 적발건수는 제자리걸음이다. 주택시장 침체를 우려해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매도시장에서는 '(다운계약을)안하면 바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연시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단속에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수도권 택지지구 가운데서도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는 5000만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웃돈을 붙인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한 단지의 경우 전용 96㎡의 분양가는 5억6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를 지금 매입하기 위해서는 1억원이 넘는 돈을 더 줘야 한다.
미사강변도시 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나 면적, 분양시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8000만원, 많게는 1억원 넘게 줘야 물건 매입이 가능하다. 그마저도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다"며 "미사에서 앞으로 분양을 할 단지는 거의 없고, 그마저도 브랜드가 이전 분양단지들보다 인지도 면에서 떨어진다.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1억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왠일인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격을 보면 이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돼 있다. 이달 들어 신고된 이 단지의 가격은 5억6000만원, 지난달 신고가격 역시 5억1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로 국토부가 5억1000만원대에 신고 됐다고 조사한 매물은 현장에서 알려진 거래가격과 1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한달 새 거래가격이 4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미사강변도시에서 신고된 D단지의 85㎡ 실거래가격을 살펴보면 같은 23층의 거래가격의 최소가는 4억6280만원, 최고가는 5억80만원이다.
이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거래당사자와 중개업자가 입을 맞춰 실제 거래가 보다 가격을 낮춰 신고하는 다운계약이 이뤄졌음을 의심하게 되는 대목이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 아파트 거래는 다운계약 없이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세금이 50%가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중과세요율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세금이 너무 높아 다운계약 안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신도시는 그것(높은 세금)을 감안해서 세금을 줄이기 위해 다운계약은 성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단지와 면적대별 적정 거래금액을 지역 내 중개업소들끼리 공유하면서 신고금액 범위를 암묵적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경기 동탄2신도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세금을 아예 내지 않으려고 너무 낮은 가격에 신고하는 경우가 적발되지 어느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일반화 돼 있다"며 "(분양권)거래 초기에 신고가격들이 나오면 대부분 그 가격 언저리에서 신고를 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큰 가격 차이가 나지 않게 서로 신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모습. 신도시를 중심으로 다운계약이 성행하고 있지만 미온적인 정부의 단속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김용현 기자
이처럼 신도시들을 중심으로 다운계약이 성행하고 있지만 국토부와 지자체는 단속에 미온적인 모습이다. 특히,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운계약이나 업계약, 자료미제출 등 부동산 실거래가 허위신고 적발 사례 발표를 멈춘 상태다. 분기 단위였던 단속 실적 발표를 오히려 반기로 기간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자료를 내지 않았다. 시기가 늦어지면서 1월인데 작년 것(3·4분기)을 발표하는 등 늦어지는 것이 있어 상반기가 지나면 시기를 조금 앞당겨 발표할 예정"이라며 "분기에서 반기로 발표 시점을 바꾸면서 발표 시점을 앞당길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못하는 것이 아닌 안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국토부는 대규모 신도시들이 들어설 때마다 전매제한이 풀리는 시점에 단속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적발건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인력 부족과 비밀리에 매매거래가 이뤄져 적발이 어렵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의지가 없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택업계 관계자 역시 "사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어느 지역에서 어느 수준으로 거래가 이뤄지는지 알수 있다"며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는 택지지구에서 (단속에 의해)거래가 끊길 경우 주택시장 전반적인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부동산 실거래가 허위신고 적발 건수는 575건 이었으며, 이중 다운계약 적발건수는 41건에 그쳤다. 1분기 역시 전체 489건 중 다운계약은 64건에 불과했다. 6개월 간 겨우 전국에서 100여건이 적발된 것이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