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법관의 명예퇴직수당 산정 기간을 정년잔여기간이 아닌 임기잔여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부장판사 출신 신모(58·사법연수원 20기)씨가 "명예퇴직수당 1억3200여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며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낸 '명예퇴직수당 지급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법관의 명예퇴직수당을 산정할 때 정년보다 임기가 먼저 만료될 경우 임기만료일을 정년만료일로 보도록 규정한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규칙)' 3조 5항이 평등원칙 위반으로 무효인지 여부다.
재판부는 "헌법은 법관의 임기를 10년으로 정해 법관이 독립해 재판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한편, 임기 후에는 헌법과 법원조직법에서 정한 연임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법관 임용시기와 연임여부에 따라 잔여 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명예퇴직 요건인 자진퇴직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신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 잔여 임기 기간은 자진퇴직 여부와 시기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종합해보면 법관 퇴직 당시 잔여 임기에 따라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가 정해지고 그 수당액이 다르게 산정되더라도 헌법상 법관 임기제의 본질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이런 헌법상 법관 임기 내지 잔여 임기를 반영해 명예퇴직수당액 산정 기준을 정한 규칙 해당조항이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와는 달리 판단해 해당조항이 평등원칙 위반으로 무효라고 본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법령이 정한 정당한 명예퇴직수당액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차액 지급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한 경우 그 거부 의사표시는 명예퇴직수당액을 형성?확정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 공법상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로서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며 "이 경우 소송은 법률관계 당사자인 국가를 상대로 제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1991년 3월 법관으로 임용된 뒤 재임용돼 임기 1년을 남겨둔 2010년 2월 명예 퇴직했다. 당시 나이 51세였다. 법원은 임기만료일을 정년퇴직일로 보고 퇴직수당 2000만원을 지급했으나 신씨는 "퇴직수당 산정은 정년퇴직일을 기준으로 해야한다"며 2021년 정년퇴직일까지 계산한 퇴직수당 1억5200여만원 중 이미 지급한 2000만원을 뺀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연임심사까지(임기만료일)의 잔여기간을 법관의 명예퇴직수당 산정 기준으로 삼는 것은 퇴직법관에게 연임 제한 사유가 있어 임기만료일 이후에는 법관의 신분이 박탈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과 같은 차별취급"이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에 법원행정처장이 상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