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롯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감정'이 결국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15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동행하에 16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다.
이번 입원은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씨가 법원에 심판 청구한 성년후견인 개시 여부를 가리기 위한 핵심 절차다.
앞서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측은 병원 선정에서부터 이견을 보였지만, 신 전 부회장측 요청대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계속 진료를 받아온 서울대병원을 최종 결정했다. 진료 이력이 남아 있어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신경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초 신 총괄회장은 서울가정법원 결정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정신감정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 측이 돌연 연기를 요청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본인이 입원을 거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 연기 사유였다.
이를 두고 롯데 안팎에선 경영권 분쟁 과정서 불리한 양상으로 전개되자 '시간 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만큼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결과가 경영권 분쟁의 종지부를 찍을만한 핵심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6월 예정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도 신 전 회장을 압박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주총은 경영권 분쟁의 반전을 노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주총 이전에 부친의 정신건강과 관련해 병원의 공식 판단과 함께 이슈화라도 된다면 신 전 부회장에게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 성년후견인 심판 청구를 위한 입원 감정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수단으로 향후 소송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 정신건강이 온전치 못하다고 판단해 성년후견인이 지정될 경우, 신 회장의 모든 법률행위는 법원이 지정한 후견인이 대리하게 된다.
그보다 신 전 부회장이 절대적인 수세에 몰리게 된다. 그동안 모든 분쟁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 위임을 앞세워 공세를 펼쳐왔던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기 때문이다.
분쟁 기간 내내 신 전 부회장은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지하고 있으며 판단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인 반면, 신동빈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 명의로 된 위임장을 앞세워 경영권 분쟁을 주도했고, 모든 소송 과정에서도 위임장을 사용해온 만큼 성년후견인이 지정되면 결과적으로 분쟁에서 완패하게 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의 경영권 분쟁 내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와 판단력이 논란이 된 만큼 누군가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정신감정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성년후견 신청사건 심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월 3일 서울 양재동 가정법원에 출석하던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