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모량과 효율을 나타내는 등급 표시는 가전제품을 고를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등급이 높은 제품을 고를수록 에너지 요금을 절약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는 전자제품에 에너지 등급을 눈에 잘 띄게 표시하도록 법규로 강제한다. 그런데, 많은 소비자가 쇼핑을 하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 법규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영국의 예시지만, 이를 통해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디언의 2016년 3월 2일 보도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워치가 11개 유럽 국가에서 3년간 조사한 결과, 영국 내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된 백색가전 제품의 1/4만 에너지 효율등급이 정확히 표시되어 있다.
사진/바람아시아
유럽 11개 나라에서 3년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온라인 매장에서 파는 전자제품 대부분은 에너지 효율등급이 잘못 표시되어있거나 표시 자체가 없다.
법적으로, 식기세척기나 오븐, 냉장고 같은 제품의 에너지 효율등급은 웹사이트에서도 일반 매장에서와 똑같이 눈에 띄게 표시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마켓워치가 분석한 결과에서 온라인 상품의 20%는 에너지 등급 표시가 없었고, 1%는 등급이 잘못 표시되어 있었으며, 35%는 파악하기 어려운 형태였다.
소비자가 웹페이지의 최하단까지 내려야만 간신히 알림창으로 에너지 등급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유럽에서 2020년까지 절감하려던 에너지의 10%를 부실한 등급 표시 때문에 잃게 될 수 있다. 이는 중부와 동부 유럽 거주자들이 현재 사용하는 전기량과 맞먹는 규모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자 앨런 존스는, “에너지 등급은 가구당 연간 에너지 비용 465파운드 절약하게 해줍니다. 하지만 온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사거나 찾아보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등급 표시가 아예 없거나 잘못되어 있는 제품이 많다 보니 이런 비용 절감이 어려워질 우려가 큽니다.”라고 말했다.
영국인의 3/4은 온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사며, 가전제품을 고르기 위해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이 1/3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마켓워치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영국 내 온라인 매장에서 팔린 가전제품의 1/4만이 에너지 등급을 정확히 표시했다. 절반에는 등급 표시 자체가 없었다.
영국산 와인냉장고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모든 제품에 에너지 등급이 정확히 표시되어 있었지만, 식기세척기는 18%, 세탁건조기는 20%, TV는 32%만이 그러했다.
영국산 제품 가운데 최악의 (등급 표시는) 레인지후드 환풍기였는데, 부정확한 등급 표기가 74%나 되었다.
영국 내 양판점(대량으로 상품을 파는 소매점) 제품들의 에너지 등급 표기는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해 양판점에서 팔린 가전제품의 49%는 여전히 등급 표기에 오류가 있었다.
소규모 판매점과 독립매장, 주방용품 매장들의 등급 표기가 특히 부실했는데, 이제 웹사이트가 가장 크게 우려되는 판매처로 떠올랐다는 게 앨런 존스의 판단이다.
‘유럽 소비자단체’의 에너지 전문가인 앙겔리키 말리조는 “이번 조사 결과는 놀라운 게 아니에요. 소비자단체들은 웹사이트의 부실한 에너지 등급 표시 문제를 반복해서 제기해왔어요.”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은 소비자들에게 일상이 되어가고 있어요. 구매하기 전에 에너지 소모량과 효율에 관한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이유죠. 유럽연합 국가들은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에서도 법규를 잘 지키도록 더 노력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유럽 의회 의원인 다리오 탐뷰라노는 가디언에 온라인 상거래가 연간 18%씩 성장하는 상황에서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이 오프라인 판매장보다 온라인 매장의 법규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가 더 쉬울 텐데, 실제로는 소홀한 경향이 있어요. 소비자에게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고 제조업체들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명확히 규정할 수 있도록 감시를 강화해야 합니다.”
151개 오프라인 매장과 118개 온라인 매장에서 15만 개가 넘는 제품을 조사해 만들어진 마켓워치 보고서의 결론은 시장 감시 당국과도 공유될 예정이다.
현재 에너지 등급 체계는 A+, A++, A+++의 3단계로 돼 있는데, 이는 제조업체들의 로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곤 했다. 세탁기의 가장 낮은 에너지 등급이 현재는 A+인 셈이다.
유럽연합은 머지않아 에너지 등급을 A-G 체계로 되돌릴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