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는 등 개괄적인 경제 개혁안을 담은 장기 청사진을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의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모하메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자는 경제 개발 계획 ‘사우디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향후 15년에 걸쳐 시행될 장기 계획으로 예산을 포함한 경제 개혁안 등의 정책 사항이 담겼다.
우선 사우디 정부는 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국부펀드 조성 계획을 밝혔다.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지분 5% 미만을 기업공개(IPO)로 일반 주주들에게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람코의 지분 매각 대금은 약 2조5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국유지와 자산을 매각한 공공기금으로 2조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사우디 정부는 국가경제에서 비석유 산업 의존도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비석유 부문 수입을 종전 16%에서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사우디는 광업과 군수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특히 광산업 개발을 통해 9만개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덧붙였다.
관광업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사우디 정부는 세계 최대 이슬람 박물관을 건설하는 등 명소를 개발하기로 했다. 그 밖에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22%에서 30%까지 확대해 실업률을 4.6%포인트 낮추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사우디는 장기 청사진이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하회한다고 해도 실행 가능한 모델이며 경제개혁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석유 의존 경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사우디 비전 2030'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전문가들은 저유가로 사우디의 재정난이 극심화되면서 경제 개혁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원유가 처음 발견된 1938년부터 사우디 경제의 90%는 석유산업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2014년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던 유가가 지난해 50달러까지 추락하면서 사우디의 재정난은 가중됐다. 지난해 사우디의 적자는 98억달러로 GDP의 약 15%로 집계되며 디폴트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WSJ은 이 같은 경제 개혁 발표는 사우디 이전에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가 공개한 바 있다며 이는 수십년 동안 이끌어왔던 석유 의존 경제가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정책 변화는 더 이상 세계가 원유 소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원유 시장 내 치열한 점유율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유가 전망에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