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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삼성전자, 초고속 성장 속에서 최근 2년간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이 급속도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삼성 리스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과연 삼성전자도 노키아처럼 몰락의 길에 들어선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한 것일까?
노키아는 부단한 혁신을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IT산업에서 충분한 자금 투자와 연구개발(R&D), 기술혁신 등에 소홀했다가는 후발 주자에 추월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천문학적인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과감한 혁신을 선도할 조직을 만들고, 신기술과 관련된 기업을 인수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합작회사도 설립했다. 스마트폰의 도래와 함께 가장 중요한 기술인 운영체제(OS)의 필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한 기업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닌 노키아였다.
그럼에도 노키아는 2010년 이후 불과 3년만에 급격히 몰락했다. 저자는 노키아의 몰락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혁신적인 산업에서 창조적 파괴가 도전 기업들에 의해 일어나고 기존의 지배적 사업자가 소멸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기득권을 가진 지배적인 사업자는 판을 뒤집는 단절적 혁신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제적 법칙임을 노키아의 몰락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노키아와 삼성전자는 '단일기업경제(one-firm economy)' 체제로 닮은 점이 많다. 그러면서 저자는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면서 우리나라도 삼성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피해갈 수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몰락이 한국 경제의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할 정책적 대응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위기 상황 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난 2013년 이스라엘이 실시한 재벌개혁과 같은 구조적인 조치를 통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해소해야 한다는 해답을 내놓고 있다.
▶전문성 :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분석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신뢰감이 쌓이도록 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3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와 시장과 정부 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임 중이다. 또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이다.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복지제도가 갖춰진 사회통합적 시장경제체제의 정립이라는 과감한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참신성 : 삼성을 찬양(?)하는 책은 많았지만, 비판을 통해 삼성이 직면한 문제를 꿰뚫어 보는 책은 흔치 않다. 그래서 더 가치 있고 흥미롭다. 지난 3년간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비교하고, 여기에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이론을 적용했다.
▶대중성 : 삼성, 더 넓은 의미에서 경제·산업·기업에 관심이 없다면 내용이 다소 딱딱하고 재미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기꺼이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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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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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다. 1부는 '노키아의 기적'으로 핀란드의 역사와 노키아의 탄생과 성장, 시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2부 '노키아의 몰락'은 노키아의 기술혁신과 과감한 투자, 스마트폰 선구자로 콘텐츠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노키아의 숨겨진 얘기들을 읽을 수 있다. 노키아의 성장부터 몰락, 그리고 핀란드 경제에 미친 영향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노키아 몰락이 핀란드 경제에 미친 영향에서는 저자의 뛰어난 분석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핀란드 고용과 실업률에 미친 영향, 연관 산업, 지역경제, 금융시장 등을 모두 다루면서 마치 논문을 읽는 듯 깔끔하게 정리된 내용이 특징이다. 부록으로 실린 노키아의 브릿지 프로그램과 창업지원 정책, 핀란드 실업보험제도도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제도를 도입한다면 스타트업이나 젊은 벤처 사업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을 법하다.
3부 '삼성전자는 제2의 노키아?'에서는 삼성전자의 역사와 성장배경, 노키아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비교했다. 특히 삼성전자 몰락에 대한 예측은 흥미롭다. 창조적 파괴 이론을 대입해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있다.
4부 '삼성발 경제위기 가능성'은 삼성그룹에 의한 경제력 집중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 경제력 집중에 따른 폐해를 조목조목 나열해 이해를 돕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수직계열화에 의한 리스크, 삼성전자 위기의 전이 시뮬레이션도 함께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삼성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대비책을 제시하고 있다.
■책 속 밑줄긋기
“휴대폰 시장의 선도 기업이 된 이후 노키아는 부단한 혁신을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노키아는 2010년 이후 불과 3년 만에 ‘급격히’ 몰락했다. 노키아의 몰락은 혁신적인 산업에서 창조적 파괴가 도전 기업들에 의해 일어나고, 기존의 지배적 사업자가 소멸하는 바로 그런 과정이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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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