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의 기본 덕목은 뭐니뭐니해도 주행성능이다. 귀를 즐겁게 하는 배기음과 함께 발휘되는 폭발적인 주행성능은 마니아들이 열광하게 만드는 스포츠카만의 매력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빠 질수 없는 매력은 디자인이다. 바짝 엎드린 차체에 날렵한 곡선처리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외관은 도로를 달릴 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다. 여기에 프리미엄 가격까지 보태 많은 운전자들의 로망으로 다가온다.
아우디 TT 역시 수많은 운전자들의 로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모델 중 하나다. 1998년 1세대 모델의 첫 출시 당시 곡선이 많은 귀여움 속 역동감을 잃지 않은 디자인으로 시장에 등장한 TT는 스포츠카치고는 아담한 몸집에 뒤지지 않는 주행 성능으로 눈길을 끌었다.
2세대 들어 퍼포먼스 측면을 보다 강조한 TT를 내세웠던 아우디는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3세대 모델에서는 디자인과 퍼포먼스는 물론 첨단 기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3세대 아우디 TT의 외관 디자인은 한흥 날렵해졌다. 기존 모델이 부드러운 외관에 날렵한 눈매로 야무진 인상을 자아냈다면 ,이번엔 외관부터 적용된 각진 디자인으로 한결 성숙한 세련미를 더했다.
괜히 아우디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모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만 놓고 봤을 때는 2억원을 호가하는 고성능 스포츠카 R8과의 비교에서도 결코 뒤진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일까 신형 TT에는 아우디의 상징인 사륜마크가 기존 세대와 달리 보닛 한 가운데 위치해있다. R8과 같은 위치다. 마치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듯한 인상이다.
이 같은 디자인을 앞세워 지난해 깐깐하기로 소문난 독일디자인협회가 실시하는 ‘오토모티브 브랜드 콘테스트’에서 올해의 혁신 디자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날렵하게 잘빠진 차체에 날카롭게 다듬어진 싱글 프레임, 기존 제논에서 LED로 업그레이드 된 헤드라이트, 깊어진 후드 다자인 등은 “나 스포츠카야”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상위 모델인 TTS에는 매트릭스 LED가 적용돼 25개 고광도 LED 램프로 보다 넓고 밝은 시야를 제공한다. 해당 램프는 R8에도 적용되는 옵션이다.
과연 스포츠카라는 느낌은 운전석에 앉았을 때 한층 더 강해진다. 세단의 운전석에 익숙해져있는 사람이라면 어색할 수도 있을 스포츠카 특유의 낮은 시트 포지셔닝은 당장이라도 고속도로로 달려나가고 싶게한다.
신형 TT의 내부는 아우디가 이번세대 들어 강조했던 첨단 기술의 도입이 잘 드러난다. 운전자 중심의 새로운 컨트롤 시스템과 연결된 버추얼 콕핏이 적용됐다. 항공기 조종석의 콕핏에서 착용한 그 이름처럼 센터시아가 아닌 운전석 중앙에 위치했다.
3세대 TT에 적용된 비주얼 콕핏은 게임이나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시킨다. 사진/정기종 기자
12.3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차량 속도계와 타코미터 등의 운행 정도는 물론 내비게이션가지 해당 부분에 표시되는 점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마치 게임화면을 모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시선이 센터페시아 쪽으로 분산되지 않고 앞만 보고 주행할 수 있어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추얼 콕핏 적용으로 센터페시아 중앙 디스플레이가 사라지면서 인테리어 역시 전반적인 변화를 거쳤다. 대형 화면의 이동으로 한결 심플해진 센터페시아 구성은 대시보드에서 시작되는 중앙 콘솔과 도어트림, 항공기 날개를 연상시키는 대시보드 윗부분 등 스포티한 느낌을 내부에도 구현했다.
기어봉 앞에 위치한 깨알같은 수납공간도 일반 차량에 비해 부족한 스포츠카 내부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요소다. 뒷좌석은 물론 없는 셈 쳐야한다. 쿠페형 스포츠카 뒷좌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을 리 없지만 어린아이조차도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고 짐도 많이 실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생각보다 협소하지 않은 트렁크 공간과 뒷좌석과 연결된 구조는 다소 긴 짐을 적재할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스포츠카에 있어 주행성능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신형 TT에 적용된 2.0리터 4기통 TFSI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35.kg·m에 해당하는 엔진 성능을 구현한다. 특히 알루미늄 소재의 사용과 경량화 설계를 통해 기존 모델에 비해 몸무게를 50kg이나 줄였다. 성능 역시 9마력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제로백은 쿠페 5.6초, 로드스터 5.9초 수준이다. TTS는 5초 미만인 4.9초에 주파 가능하다.
신형 TT는 개별 설정을 제외하고 총 4가지의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주로 도심에서 사용이 용이한 ‘효율’과 ‘승차감’, 주행 환경에 맞춘 ‘자동’, 그리고 역동적 주행을 원하는 상황에서 선택 가능한 ‘다이내믹’ 등이다.
신형 TT는 주행 상황에 따라 적합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초반 도심 주행이 잦았던 만큼 효율에 맞춰두고 달려오다 다이내믹으로 주행 모드를 바꿔봤다. 엔진 소리부터 달라진다. “그래 이게 진짜 나지”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다. 한적한 새벽 시간 미끄러지듯 도심을 빠져나와 자유로 일대를 마음 놓고 달려봤다.
페달에 힘을 주면 주는 대로 거침없이 치고 나간다. 속도가 붙는 힘이 확실히 세단 모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정 속도 이상 구간에서 가속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세단에 비해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듯한 기세로 무섭게 속도를 올려나간다. 비교적 얌전히 운전한다는 평을 듣는 편인데도 주행 성능에 취해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서울 여의도에서 임진각까지 어느새 도착해있었다.
다이내믹 모드로 주행할때의 주행감은 이차가 확실히 스포츠카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사진/아우디코리아
신형 TT는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한층 착해졌다. 기존 모델 대비 460만원 인하된 최저 5750만원(쿠페 모델, 부가세 포함)에 구입이 가능하다. 독일산 스포츠카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대다. 단, 로드스터는 6050만원, TTS 모델은 7890만원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아우디는 TT를 프리미엄 콤팩트 스포츠카로 정의하고 있다. 스포츠카라는 이름에 손색없는 주행성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단단하지만 아담한 디자인은 스포츠카라고 해서 꼭 남성 운전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이는 꼭 여성 운전자가 아니라 남성 운전자에게도 해당된다. 마초남들에게나 어울렸을 법한 스포츠카는 TT를 통해 한층 친근하고 현실감 있는 세그먼트로 다가온다. 이를테면 로망에 가장 가까운 현실적인 차량이 되는 셈이다.
자료/아우디 코리아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기어봉 앞 작은 수납공간(왼쪽)과 뒷좌석과 연결되는 트렁크는 부족한 적재공간의 오아시스같은 존재다. 사진/정기종 기자
아우디 3세대 디자인 전·후면. 2세대 모델의 곡선이 많이 사라지고 한층 날렵한 인상으로 재탄생했다. 사진/아우디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