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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기업 살려야 할 정부가 되레 업계 압박
핀테크 외화송금업 풀어준다더니 금감원은 관련 업체 고발
입력 : 2016-04-05 오후 3:54: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핀테크 생태계 조성에 앞장 서야 할 정부가 소액 외화이체업을 영위하는 핀테크기업을 불법업체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오히려 관련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개혁을 위해 혼연일체를 강조하는 기재부와 금융감독원이 엇박자를 내면서 결국 핀테크 기업들을 고사 위기에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핀테크협회 등 핀테크 업체의 이익단체들이 내일쯤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외환거래법 개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최근 기재부가 핀테크기업들이 소액 외화이체업을 할 수 있도록 외환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했으나 '반쪽짜리'라는 오명을 받았다. 시행령에 따르면 이체업자들은 단독으로 외환이체업을 할 수 없으며 은행과의 협업을 맺어야만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기재부를 방문해 외환거래법 개정을 촉구할 것"이라며 "반쪽짜리 외환거래법 시행령 개정만으로는 기존 시중은행권에 기생하라는 것이지, 외환송금업자들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환거래법 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선도적으로 기술을 준비 중인 관련 기업들은 불법업체로 내몰리는 사례도 나왔다. 금감원은 지난 1월 핀테크 기업인 토마토솔루션을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감원이 관련 업체를 고발한 것은 미등록 업체가 외환송금업을 했다는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다. 앞서 토마토솔루션은 기획재정부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에 맞춰 지난해 7월부터 '트랜스퍼' 베타서비스를 오픈했으며, 시중은행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수수료에 외환송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업체의 제보가 있었기 때문에 당국으로서는 조사에 나서게 된 것이고, 법 위반 혐의가 있기 때문에 검찰에 고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이 기존 제도권 안에 있는 시중은행의 의견만 들어주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은행권이 그동안 독점해온 외화송금수수료 시장을 내줘야 한다는 위기감에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업에 소극적인데, 금감원이 기존 은행들의 입장만 대변하기 바쁘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외환송금업무로만 연간 1조4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려왔다. 
 
한편, 핀테크 활성화 대책을 쏟아낸 금융정책당국과 감독당국이 금융개혁을 위해 양 기관의 '혼연일체'를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외환거래법 개정이 기재부 소관이어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기도 힘들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달 말 열린 핀테크지원센터 1주년 기념식에서 "직접적인 외환이체업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기재부에서 올해 말 직접 이체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외화이체 부문에서 해외 선도기업인 트랜스퍼와이즈 등이 국내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연말 외환거래법이 개정되기까지 국내 업체들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이나 수장이 아무리 강조해도 밑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핀테크 생태계 조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임 위원장은 지난 달 말 열린 핀테크지원센터 1주년 기념식에서 "외화이체업 관련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며 "기재부에서 올해 말 (핀테크업체들이) 직접 이체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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