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 대비 부채비율 상승폭이 지난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가계소득 증가가 미미한 가운데 부채비율이 높아지며 경제위기의 뇌관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기준 의원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5년 중 자금순환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계부채비율이 170%로 상승했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해 말 162.9%을 기록했던 가계부채비율이 1년 만에 7%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지난 2002~2014년 연평균 상승폭인 3.3%포인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김 의원은 “통상 국가 간 가계부채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국민계정상 개인순처분가능소득(NDI. 이하 '가계소득') 대비 자금순환동향상 개인(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 비율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는 1423조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대비 127조원(9.8%) 늘어난 수치로 같은 기간 국민총생산(GDP) 1559조원의 91%에 달한다. 김 의원은 “가계부채가 연간 GDP의 9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비율은 각 가정의 부채 상환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년 2월 이를 핵심 관리지표로 삼아 2017년까지 5%포인트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등 정책이 이어지면서 가계부채는 늘었지만 가계소득을 끌어올리지 못해 2년 간 가계부채비율이 10%포인트 상승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2017년까지 가계부채비율을 155%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3년 간 경제지표 중 올라간 것은 가계부채밖에 없다”며 “가계의 빚을 희생양으로 삼아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정부정책은 실패했으며 이제라도 ‘부채’가 아닌 ‘소득’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강봉균 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총선 공천자대회에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정부가 지난 2년 간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조금 확대했다"며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김기준 의원이 지난달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