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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밖의 사람 1
대학가/가능 사회
입력 : 2016-03-31 오후 5:37:35

‘아싸(아웃사이더)’는 이미 유행을 지나 흔하게 쓰이는 말입니다. 스스로를 아싸로 치부하기도 하고, 남을 그것으로 규정하기도 합니다. 사실 아웃사이더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다소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일부에 따르면 아싸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주류문화로부터 도피하는’ 사람입니다. 정말 그런지 궁금했습니다. 아싸를 인터뷰했습니다.

 

울타리 안에서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

 

: 익명으로 진행하기로 했으니, 24살 여대생. 곧 유학 가. 그 정도만 하자.

 

- 응. 너도 유학 준비로 바쁘니 빠르게 진행할게. 스스로 아싸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야?

 

: 간단하지. 과 사람들 중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없어. 그리고 소위 ‘주류’인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지. 멀다 못해 나쁘기까지 하고. 이것만해도 충분하지 않나?

 

-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면 네가 그렇게 된 계기랄까 하는 게 있어?

 

: 있지. 과 CC(Campus Couple)를 두 번 했는데, 다 끝이 좋지 않았어. 게다가 집안사정 때문에 한 명은 학교를 그만뒀고, 한 명은 장기 휴학 중이지. 그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좋지 않게 보였나봐.

 

- 남의 연애사에 관심을 두는 것도 좀 이상한 것 같은데, 그에 대해 불만은 없어?

 

: 불만이 왜 없겠어. 나 때문에 그 둘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 둘의 학교생활이 내 탓에 틀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가봐. 내 이름을 따서 ‘○○효과’라는 말도 생겼다고 하더라고. 그런 부분에서는 좀 억울하지. 그런데 뭐 어쩌겠어. 결과가 그렇게 됐고, 그걸 일일이 남들한테 설명하면서 반박하기도 힘들고.

 

다시 울타리 안으로

 

- 그런 오해를 풀어보려는 생각은 안했어?

 

: 당연히 해봤지. 그 사람들 무시하고 과 행사에도 많이 참여하고, 술자리도 나가고 해봤지. 그런데 안 되더라고. 소위 ‘주류’한테 찍히니까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들의 말만 듣고 내 얘기는 잘 들으려고 안 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과 생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어.

 

- 면전에 대고 그런 눈치를 주다니 기분이 많이 나빴겠다. 힘들지는 않았어?

 

: 처음에야 조금 힘들었지. 그래서 동아리에 가입했어. 음악 동아리도 해봤는데 별로 취향에 맞지 않아서 그만뒀고, 그 다음에는 학술 동아리에 들어갔어. 거기는 잘 맞더라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동아리에 더 비중을 두게 됐고, 친구도 많이 생겨 그 이후부터는 힘들지 않았어.

 

- 그런 자리에서 눈치준 것 외에도 다른 압박도 있었어?

 

: 솔직하게 말할게. 번호를 지운 발신자로부터 욕설과 협박이 담긴 문자를 받았어. 지금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거슬리니까 자기 눈에 보이지 마라. 죽여버리고 싶으니까.’라는 어조의 문자였어. 당연히 욕도 많았고. 이게 (과를) 떠나기로 한 결정적인 계기였지. 아마 그 ‘주류’ 중 한 명일 거라고도 생각해봤는데, 잡을 수 있는 뭔가도 없고, 일을 크게 벌이기도 싫었어. 이런 일도 있었지. (웃음)

 

- 진짜 심한데, 그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잖아.

 

: 근데 뭐 어쩌겠어. 싫다는데. 나도 저 문자를 받고는 그나마 남아있던 의욕도 없어졌고, 방금 말했듯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도 않았고. 그 뿐이었어.

 

 

 

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SNL’ 중 캡처
 

 

- 요새 ‘혼밥(혼자 밥 먹기)’가 이슈인데, 끼니는 어떻게 때웠어?

 

: 도시락을 싸다가 휴게실에서 먹기도 하고 혹은 그냥 학식에서 혼밥 잘 했어. 혼밥하다가 느낀건데 생각보다 혼밥 사람은 많더라고. 그러다가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친구가 생겼고 같이 먹게 되었지.

 

울타리 밖

 

- 요즘은 어때?

 

: 좋아. 과 활동을 버리고 난 후 좀 더 내 인생에 집중하게 된 느낌이야.

 

- 질문이 괜찮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웃사이더를 경험하면서 느꼈던 점이라면?

 

: 아웃사이더라는 경험이 나를 성장시킨 것 같아. 원래 나는 대인관계에 굉장히 예민하고 사람들 시선을 많이 신경썼거든. 하지만 작은 소리 하나에 크게 변화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 스스로에게 치중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지.

 

- 마지막으로, 다른 아웃사이더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나쁜 일이 모든 좋은 일이다.” 같은 상황이 주어진다고 해도 그 일의 어떤 면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쁜 일이 될 수도,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는 없어요. 아웃사이더라고 해도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남들보다 적어보이지만 나를 사랑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사랑하기도 시간은 많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겁니다. 내가 아웃사이더라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난 정말 불행한 사람이 돼요. ‘난 대학교에 친구가 별로 없지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 난 행복하다.’ 라고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어떤 형편에 처하든 긍정적인 면만을 바라보면 그 모든 것은 긍정적인 것이 돼요. 여러분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웬만한 외로움에는 익어버렸다.’ 그녀와 대화를 나눈 후 들었던 생각입니다. 꽤나 충격적인 일을 겪었음에도 그녀는 담담한 어투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는 그녀의 태도에 괜한 걱정을 했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주류문화로부터 도피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존재하는 학내 편 가르기와 같은 문제가 싫어 떠난 ‘자발적 아싸’라고 보는 게 타당할지도 모르겠네요. 힘들 거란 생각은 아무래도 제 편견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그녀는 충분히 익어 단단했습니다.

 

 

김창용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윤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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