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1일 ‘구매규격 사전 공개제도’를 공공기관 자체 발주 사업에 확대해 공공조달 분야의 불합리한 관행 개선에 나서는 등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적극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15개의 ‘중점관리과제’를 확정·발표했다.
고령화 현상 등으로 민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장기요양기관도 중점관리과제에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장기요양기관 평가 결과 하위기관 퇴출 기준이 없고, 서비스 품질의 편차가 있다”며 “장기요양기관의 진입과 퇴출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 또 야간시간대 사고 대응이나 상시 보호를 위한 근무 체제 기준이 불명확해 서비스 표준 매뉴얼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송업계에서 흔히 이뤄지는 협찬 거래나 외주제작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공정 관행도 도마 위에 오른다. 방송사가 기업 협찬의 대가로 상품을 홍보하거나 기업에 유리한 내용으로 방송을 구성해 방송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훼손된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불공정한 계약 관행이 지속돼 외주제작 프로그램의 품질 저하도 우려된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그 외에도 ▲다운계약서 작성과 부실감정평가 등 비정상적인 부동산 거래 ▲‘꼼수 근로계약’ 등으로 발생하는 취약계층 임금체불 문제 ▲의료기관의 진료비 거짓·부당청구 문제 ▲텔레비전 홈쇼핑사의 판촉비용 전가나 과다 광고 ▲저가 항공사의 항공권 환불거절·지연·결항 등 부당행위 등도 중점관리과제에 올렸다.
이날 발표된 15개의 ‘중점관리과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광복절 축사를 통해 천명한 주요 국정화두 ‘비정상의 정상화’의 일환으로 ‘2016년 100대 핵심과제’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정부는 “2016년 100대 과제는 국무조정실 중심으로 점검·관리하고, 연말 정부업무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중점관리과제에 대해서는 분기별 점검, 심층 분석, 연말 평가 가·감점 부여 등 집중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내용이 지난해 발표된 ‘2015년 100대 핵심과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100대 핵심과제 가운데 79개는 지난해 발표된 내용과 같고, 신규과제로 21개가 추가됐다.
그러나 그 신규과제도 ▲마약류 밀반입 차단 ▲해양안전 저해행위 근절 ▲부정 농업자재 유통 근절 ▲건설현장 불법행위 척결 ▲재외공관 예산·행정 업무 운영 개선 ▲부패나 비리로 인해 발생하는 국고손실 철저 환수 등으로 기존 내용과 별 차이가 없다.
또 정부는 지난해 핵심과제 주요 성과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강화 ▲지방공기업 구조개혁 등 공공부문 효율성 제고 ▲어린이집 부정수급 근절 대책 내실화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가능성 대폭 축소 등을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작년 100대 핵심과제를 4월30일에 발표했던 정부가 올해는 한 달 빠른 3월31일에 발표한 것으로 볼 때 결국 이날 발표가 총선을 염두에 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조실 브리핑룸에서 ‘2016년 규제정비종합계획’의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