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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뇌물·취업 유혹에 '철갑탄에 뚫리는' 방탄복 납품받아
지난해 북한군 소총에 뚫리는 방탄복 공급한 업체, 또 비리연루
입력 : 2016-03-23 오후 6:34:43
군이 ‘철갑탄’ 방호용 방탄복을 자체 개발하고도 뇌물과 재취업 보장 등 뒷거래를 통해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보통탄’ 방호 수준의 방탄복을 납품받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6~9월까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을 대상으로 방탄복 등 ‘전력지원물자 획득비리 기동검점’을 실시한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 2007년 12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5년간 총 28억여원을 투입해 첨단나노기술을 적용한 ‘액체방탄복’ 개발에 착수했다. 액체방탄복은 2010년 11월 공인시험기관에서 철갑탄에 견디는 방호 성능을 입증했고, 개발 완료단계에 도달한 국방부는 조달계획까지 수립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2011년 10월 돌연 액체방탄복 조달계획을 철회하고, 방산업체의 투자 연구를 통한 ‘다목적방탄복’을 개발해 신형 방탄복으로 보급하기로 했다.
 
문제의 방산업체는 대령급 이상 21명을 포함해 29명의 군 출신 인사들이 재취업해 있다. 이 업체는 북한군이 사용하는 소총에도 뚫리는 구형 방탄복을 특전사령부에 납품하면서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관련 임원들이 지난해 재판에 넘겨지는 등 비리 사건에 연루된 곳이다.
 
그럼에도 이 업체는 국방부 고위 장성 A씨에게 접근해 2011년 8월 자신들 회사에서 다목적방탄복 공급을 독점할 수 있도록 청탁했다. A씨는 이 업체의 요구에 응했고, 업체는 A씨의 아내를 계열사에 위장 취업시켜 2014년 3900만원의 금품을 제공했다.
 
또 다른 육군 관계자 B씨도 방탄복 성능 기준 등 국방부 내부정보를 업체에 제공해 510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으며 후에는 업체 이사로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군 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신형 방탄복의 독점공급자로 선정됐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14만8500개, 1284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260억원 규모의 방탄복 3만5000여개는 이미 납품이 완료된 상태다.
 
감사원은 “해당 방탄복을 철갑탄으로 시험한 결과 낮은 속도에서도 완전 관통됐다”면서 “해외파병 등 특수임무 부대 장병들은 철갑탄이 관통되는 성능 미달 방탄복으로 철갑탄 공격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또 감사원은 군 간부들이 국가에서 지급한 전용 차량을 타고 골프장을 다니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군 간부들은 전용 차량을 일과시간 후나 공휴일 등에 사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되지만, 감사원이 2015년 5∼10월 군 골프장 사용내역 등을 토대로 군 전용 차량의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6명의 군 간부가 14차례에 걸쳐 전용차량을 타고 골프를 치러 갔다. 다른 군 간부 2명도 마찬가지로 전용차량을 타고 15차례에 걸쳐 휴가를 다녀온 것이 적발됐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감사원 관계자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기자실에서 철갑탄에 뚫리는 방탄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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