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부산시와 영화제 측의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임원회 채택 결의안에 대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공식 입장을 냈다. 이를 통해 강 위원장은 "부산시가 제시한 일방적인 의견과 주장을 바탕으로 도출한 내용"이라며 임원회의 결의안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뉴시스)
이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임원회는 지난 8일 부산시청에서 회의를 열고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는 영화제 측이 신규로 위촉한 68명의 자문위원을 해촉하기 바란다는 내용과 영화제 측이 요구한 임시총회 소집을 연기하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임원회는 영화제 임원회는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과 부산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 등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강 위원장은 "정관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위촉한 자문위원을 정관이나 법률의 근거도 없이 해촉할 수 없다", "조직위원회 총회원 106명이 정관에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한 것"이라는 말로 결의안을 반박했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영화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말라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후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양측의 갈등이 이어졌다.
지난해 초 이 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던 부산시는 지난해 말에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이유로 이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결국 이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임기가 끝나 해촉됐다. 해촉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정기 총회가 열렸지만,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 위원장의 재신임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이 위원장은 임기 만료 직전 68명의 신규 부산국제영화제 자문위원을 위촉했다. 자문위원은 영화제 총회의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성원이다. 부산시 측은 기습적으로 위촉된 신규 자문위원들을 총회 구성원으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에게 우호적인 신규 자문위원들이 총회의 의사 결정 구조에 왜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부산시 측의 주장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임원회가 이와 관련된 결의안을 채택한 이유다.
부산시 측은 신규 자문위원들을 주축으로 한 영화제 측의 임시총회 소집 요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화제 측은 현재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위해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관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임시총회가 소집돼야 한다.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화계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파행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996년 첫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는 20년간 약 5000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열면서 아시아 최고의 영화 축제로 사랑을 받아왔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