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세계 증시의 혼란 속에 큰 폭의 조정을 받던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신흥시장 증시는 연초 이후 13.3% 하락해 같은 기간 11.7% 내린 선진시장에 비해 조정폭이 컸지만, 이후 반등폭은 11.7%로 선진시장(8.1%)을 웃돌았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증시 개선과 함께 최근 신흥시장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수년간 부진했던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와 유가 저점 형성 기대감, 펀더멘탈 차별화 해소 가능성에 기반한다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3월 유럽중앙은행(ECB)와 미국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공조 가능성이 높다”며 “통화정책 공조 이후 경기 회복세까지 가세할 경우 위험자산 가격이 연초 조정에서 벗어나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으며, 약달러와 함께 유가 반등세도 연장돼 신흥시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된 점 역시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이슈로 8개월 이상 자금이 빠져나갔던 신흥국 주식펀드로 자금 유입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글로벌 펀드 시장에서 이머징주식펀드, 아시아(일본 제외)주식펀드 등 신흥국 관련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나타나며 그간 이어진 유출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2월25일~3월2일) 글로벌 주식형펀드로 2억3600만달러(약 2840억원)가 순유입돼 9주 만에 순유입세로 전환됐다. 선진국펀드로는 2억2100만달러(약 2660억원)가 유입돼 4주 만에, 신흥국펀드로는 1500만달러(약 180억원)가 유입돼 17주 만에 순유입 전환했다.
최근 주요 신흥국 주식시장에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 전환 흐름도 긍정적인 신호로 포착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신흥아시아 7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2월 4개월 만에 순매수(5억7000만달러)로 전환했다. 한국, 인도는 순매도 규모가 축소됐고, 대만과 인도네시아 등은 순매수로 전환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한국시장에서 지난 1월 23억2700만달러 순매도에서 2월 4300만달러 순매도로 매도 규모가 축소됐다. 대만시장에서는 1월 17억300만달러 순매도에서 2월 15억6300만달러 순매수로 전환했다.
하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가격 반등 등에 힘입어 신흥국 금융불안 심리가 완화된 가운데 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추가 완화 등으로 신흥국 투자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유가 하락과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 재연 등에 대한 우려로 자금유입흐름의 높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적극적인 유입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책공조에 이어 경기 회복세까지 가시화돼야 신흥시장의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경제 환경과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컨센서스상 선진국 대비 신흥국 경제성장률 격차는 올해 2분기 2.4%포인트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유가 저점 형성 기대감 속에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