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운영하는 리조트 라이브공연장에서 음악에 맞춰 춤추던 여자 아이의 두 손을 잡아 끈 70대 리조트 사업자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검사는 성폭력처벌법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성추행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폭행죄만 인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위반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로 기소된 이모(75)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폭행행위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씨는 2012년 4월 경남 통영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리조트 라이브공연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던 A양(10세)의 양손을 잡아끌어 입을 맞추려다가 어머니가 제지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처음부터 입을 맞출 의도로 입술을 내밀면서 양손을 잡아끌어 제지하지 않았으면 입술이 닿았을 것이라는 A양 어머니의 주장에 따라 이씨를 성폭력처벌법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나 이씨는 “어머니 품에 안겨 춤을 추는 A양을 보고 귀엽고 대견해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에 단순히 손을 잡았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A양의 어머니가 고소장이나 경찰 조사에서 입을 맞추려는 기세로 얼굴을 들이밀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을 뿐 이씨가 입술을 내밀었거나 입술이 닿을 뻔했다고 진술하지 않은 점, A양도 이씨가 입을 내밀었다거나 입술이 닿을 뻔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지 않은 점, 목격자도 법정에서 A양이 이씨 쪽으로 끌려가는 장면을 보고 이씨가 뽀뽀하려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한 점, 이씨는 단순히 A양을 끌어당겼을 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성추행의 고의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사건 당시는 공연 중으로 소음이 심해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가까이 접근할 상황이었음을 고려해보면 이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그러나 “폭행죄의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로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양손을 잡아끄는 행위 또한 폭행에 해당한다”며 “피해자가 귀여워서 또는 칭찬하기 위한 의도에서 한 행동이더라도 피고인에게 폭행의 범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폭행죄의 유죄를 인정했다.
또 10세에 불과한 피해자가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 진지한 반성이나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할 만한 조취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검사와 이씨 쌍방이 항소했으나 2심은 1심을 유지했고, 이씨가 이에 불복하고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폭행죄의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단은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